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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가입 의미와 정책대응/김중웅(특별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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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가입 의미와 정책대응/김중웅(특별기고)

입력
1996.10.1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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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이 확정됐다. 우리나라의 OECD가입은 아시아에서는 일본에 이어 두번째로서 우리 경제가 전쟁의 폐허에서 일어나 최빈국수준에서 선진국 문턱으로 발돋움했다는 역사적 의의를 지닌다.이로써 우리는 모든 개발도상국과 후진국들이 선망하는 모델케이스가 된 것이다. 국제정치적으로는 우리나라가 국제 경제질서의 중요한 결정에 동참하게 됐다는 의미도 갖는다. 경제 운영의 측면에서 볼 때 OECD가입은 한마디로 우리 경제가 완전한 개방경제체제로 돌입하게 되는 것을 의미해 경제운영의 자율화 개방화를 대내외적으로 선언한 셈이 된다.

○부작용 최소화해야

사실 지금까지의 OECD가입 추진과정에서 가입시기와 개방속도에 관한 많은 논의가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의 가입이 결정된 이상 그로 인해 생길 수 있는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이익을 극대화시키는데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한다. OECD 가입으로 인해 예상되는 부담 요인은 첫째, 제도적 내지는 정신적 측면에서의 문제점이다. 즉 경제사회적인 체질이 선진화하지 못한 상황에서 선진국형 제도와 관행에 적응해야 하는 부담이다. 우리는 아직도 자율화와 개방화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예컨대 경제자유화를 추진하면서도 많은 규제가 그대로 남아있고 생산성은 선진국보다 뒤지면서 임금과 소비는 선진국 수준인 것이다. 둘째로는 거시경제적인 부작용을 들 수 있다. OECD가입으로 자본이동 및 경상무역외거래의 자유화가 진전될수록 독자적인 국내 금융정책이 효력을 갖기 어렵다. 아울러 국내 금융산업도 경쟁심화에 노출될 것이다. 셋째, 미시적으로는 기업경영환경의 변화를 들 수 있다. 우선 환율 금리등 경영에 큰 영향을 주는 변수들이 급변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자금조달, 해외투자 등 중요한 경영전략도 영향을 받게 된다. 환경과 노동문제에 대한 기업의 인식전환이 필요한 것도 물론이다.

또한 선진국 클럽인 OECD가입으로 과거 원조를 받던 입장에서 대개도국 원조의무를 지게 되는 것도 우리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결국 OECD가입은 다분히 상징적이고 장기적인 의미를 갖는 반면 그로 인한 부담요인은 매우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것이다.

○거시경제 안정 필요

OECD 가입에 따른 문제점을 극소화하기 위해서는 첫째, 거시경제의 안정을 도모해야 한다. 자본시장의 완전한 개방으로 단기 해외자본의 급격한 유출입이 예상되는데 이로 인한 금리와 환율의 예기치 못한 변동을 축소시켜야 한다. 아울러 국내 고금리가 외국자본 유입의 증대, 원화 환율의 과대평가, 무역수지의 악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경계해야 한다. 또한 완전한 개방경제로 이행함에 따라 통화금융정책보다는 재정정책의 경기조절기능을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둘째, 국내 금융부문의 경쟁력을 강화시킬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해야 한다. 국내 금융기관의 업무영역을 제한하는 제도를 폐지하고 자율적인 합병이나 전문화를 유도해야 할 것이다. 책임경영제를 통해 자율경영체제를 확립하는 것도 중요하다. 셋째, 우리 기업들은 새로운 경영환경에서 경쟁력 제고에 힘써야 한다. 해외자본시장에서 좋은 조건의 자금을 활용하기 위한 정보수집체계를 갖추고 선진기업처럼 양호한 신인도를 인정받기 위한 노력이 선행되어야 한다. 아울러 다른 개도국에 대한 공적 원조를 확대해야 할 의무를 잘 활용해 해외시장개척에 이용하는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 끝으로 정부의 대기업 정책도 전환되어야 한다. 불필요한 규제는 완전히 철폐되어야 함은 물론이고 세계를 상대로 하는 세계화시대에는 기업의 규모와 산업집중도의 개념이 협소한 국내시장을 대상으로 할 때와는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따라서 정부도 기업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하는 행위는 적극적으로 규제하되 단순히 기업규모가 확대되고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것을 규제하여서는 안된다.

○문화자본주의 기틀을

OECD가입이 곧 선진국 대열에 올랐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선진국이 된다는 것은 사회의 룰이 질서와 자율에 의해 규정되어 사회시스템이 효율적으로 움직이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우리는 물질적인 사회간접자본의 확충을 통한 가격경쟁력의 확보 뿐만 아니라 국민의 창조능력과 문화창달을 중시하는 경제적 가치관으로서의 정신적 사회간접자본도 확충하여야 한다. 이를 통하여 신상품개발, 품질고도화와 같은 비가격경쟁력을 확보하게 됨은 물론 전반적인 사회시스템의 효율화를 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정신적 사회간접자본확충을 통하여 플로(유량)개념으로서의 국민소득 뿐만 아니라 스톡(저량)개념으로서의 국부의 축적, 선진문화의 창달이 가능해진다. OECD가입을 계기로 정신적 사회간접자본을 축적하여 자율성 융통성 합리성 다양성 등에 기초하고 인간중심의 문화적 가치관을 갖는 「문화자본주의」의 기틀을 다져야 할 것이다.<현대경제사회연구원장>

□약력

▲서울 출신·55세 ▲경기고 서울대 법대 미 클라크대(경제학 박사) ▲재무부 금융정책과장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 ▲한국신용정보 사장 ▲세계은행(IBRD)고문 ▲금융산업발전심의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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