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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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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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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계가 요즈음 뒤숭숭하다. 정부가 금융개편을 어떻게 끌어갈지 임직원 모두가 불안스럽게 주시하고 있다. 비상임이사제도, 구조개선 등 금융산업의 지축을 흔들 수 있는 체제개혁안이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폭성을 잠재하고 있는 것은 금융산업구조조정방안의 고용조정제도. 은행간의 흡수·합병(M&A)에 따라 불가피하게 발생하는 잉여인력을 해고, 휴직, 전직, 파견, 배치전환, 직급조정 등으로 정리하겠다는 것이다. 정부로서는 반드시 법제화해야 하는 장치다. 이것이 없는 M&A는 경쟁력제고의 실효를 거두기 어렵다. ◆그러나 금융노련의 입장은 다르다. 감원이 아니더라도 은행경영합리화의 길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의식적인지 모르겠으나 은행부실화의 큰 책임을 정부의 간섭에 돌리고 있다. 그들은 또한 정리해고제 도입문제가 노개위에서 타결되지 않고 있는 상황인데 금융산업에 먼저 이 제도를 도입하려는 이유가 어디 있느냐고 항변하고 있다. 재경원과 금융노련의 평행선은 좀처럼 좁혀 들 것같지 않다. ◆은행 M&A는 세계적인 조류다. 미국, 일본, 유럽연합(EU) 등 금융선진국의 은행들이 몇년째 부지런히 짝짓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에는 미국에서 케미컬은행과 체이스 맨해튼은행이, 올해에는 일본에서 도쿄(동경)은행과 미쓰비시(삼릉)은행이 합병됐다. 그러나 양자 사이에 합병처리방식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케미컬·맨해튼 합병은행은 총인원 7만5천명을 6만3천명으로 1만2천명(16%) 감축했다. 반면 도쿄·미쓰비시은행은 감원하지 않았다. ◆우리 금융산업은 이제 미국식이냐 일본식이냐 양자택일의 갈림길에 서 있다. 금융산업 뿐 아니라 우리나라 산업 전체가 같은 문제에 당면해 있다. 한가지 분명한 것은 경영개선에는 미국식 M&A가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들의 경영실적이 말해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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