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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마그릿(우리가 부른 팝송: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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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 마그릿(우리가 부른 팝송:6)

입력
1996.10.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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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 Am I Supposed To do/애잔한 사랑의 목소리/뭇남성 애간장 녹여남성의 간장을 녹이는 노래였다. 지독한 상사병에 걸린 여인의 독백 같았다. 끊길듯 말듯한 가련한 목소리, 격정을 가라앉히려는 듯 차분한 멜로디.

1960∼70년대 토털 엔터테이너로 명성을 날렸던 앤 마그릿(55)의 62년 발표곡 「What Am I Supposed To Do」는 올드 팝팬에게 전형적인 사랑의 노래로 기억되고 있다. 많은 남성들은 그의 음색을 「사랑스런 목소리의 모델」로 여기기도 했다.

<그대를 향한 사랑을 간직하고 있는 나는 어찌할까요 그대가 기꺼이 용서해줄 때까지 마냥 홀로 불태워야 하나요 나를 다시 원할 모르는 척 해야할까요 …>

실연의 아픔과 체념을 담은 가사는 가냘픈 목소리의 여운과 섞여 더욱 슬프고 처량하게 분위기를 돋우었다. 「어찌하오리」로 번역된 이 노래는 미국에서는 빌보드 싱글차트 82위에 그친 평작이었지만, 동양적 감성 때문에 유독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았다.

특히 영화를 통해 앤 마그릿의 얼굴이 알려지면서 이 노래는 또한번 인기의 날개를 달았다. 붉은빛이 감도는 금발에 큰 눈, 팔등신의 볼륨있는 몸매 등 목소리 뿐 아니라 외모도 사랑스럽기 그지 없었다.

엘비스 프레슬리와 공연한 「멋대로 놀아라」와 「아가씨들 멋대로」 등의 뮤지컬 영화는 국내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는데 그는 멋진 노래 뿐 아니라 폭발적인 춤까지 선보였다.

한국에서의 인기 덕분에 앤 마그릿은 70년 8월 서울 시민회관무대에 섰다. 당시 서울의 시내버스요금이 10원이었는데 공연의 입장료는 800∼1,200원이었다. 그룹 「히 식스」와 인기절정의 「펄 시스터즈」가 함께 한 내한공연은 기대했던 대로 매진을 이뤘다.

그와 무대에 함께 섰던 「히 식스」의 멤버 김홍탁씨는 『앤 마그릿은 모든 남성들이 꿈꾸는 매력적인 여성이었다. 연예인으로서 타고난 감각을 가지고 있었다. 공연을 함께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회고한다.

앤 마그릿은 영화 방송 노래 등 여러분야에서 활동하며 백악관에서 쇼를 할 정도로 명성을 크게 얻었다. 70년대에 들어서는 마약중독으로 고통을 받았고 6m높이의 무대에서 떨어져 얼굴뼈가 부서지는 사고를 당하기도 했다. 또한 엘비스 프레슬리와의 염문은 할리우드는 물론 미국사회가 떠들썩할 정도로 유명한 것이었다.<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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