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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중인 정찰조 2명 소행/공비 주민살해­공비행적·도주루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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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주중인 정찰조 2명 소행/공비 주민살해­공비행적·도주루트

입력
1996.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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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울창한 야트막 야산 이용/보광리쪽 등 3갈래 도주 추정/오대산 넘은뒤 태백산맥 타고 월북 기도 예상민간인 3명을 살해하고 도주중인 무장공비잔당의 그동안 행적은 무엇이며 어떤 루트를 통해 북쪽으로 넘어가려 한 것일까. 그리고 이들은 아직 잡히지 않은 잔당 3명중 전부인가, 아니면 일부인가.

군당국은 우선 이들 공비잔당이 M16을 사용해 민간인들을 살해했다는 점에서 지난달 18일 침투이후 행적을 감췄던 공작원 2명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생포된 이광수의 진술에 따르면 나머지 잔당 1명은 추가 승조원 김영일(30·상좌)로 M16을 갖고 있지 않다.

북한의 좌초 잠수함이 첫 발견된 강릉해안에서 오대산에 이르는 공비잔당의 도주 루트는 대략 세갈래로 추정된다. 먼저 지난달 30일 사살된 만일준이 은신해 있던 영동고속도로 북쪽의 강릉시 성산면 보광리에서 야산을 타고 서진, 이곳으로 잠입했을 가능성이다. 이 경우 사건현장까지의 직선거리는 25㎞. 보광리는 군이 공비수색을 위해 설정했던 반경 10㎞의 포위망을 벗어난 지역인데다 만일준이 사살된 이후 지금까지 공비행적이 전혀 탐지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 루트를 이용했을 개연성이 높다.

다음으로는 공비잔당이 지난달 19일 1명이 사살됐던 안인진리에서 7번국도와 영동고속도로를 넘어 서쪽으로 도주했을 경우와 잔당의 은거지였던 칠성산에서 왕산면 석우동 계곡을 통해 서진한 뒤 영동고속도로를 건너 오대산으로 잠입했을 경우다. 각각 민간인 살해현장과의 직선거리는 43㎞와 30㎞.

이들 3개 루트는 모두 산림이 울창하면서도 야트막한 야산들로 이어져 있는 곳이다. 공비잔당이 이들 루트 중의 하나를 이용한 것으로 군이 추정하는 이유는 이들이 수십일간 계속된 압박 수색작전에 탈진해 있어 고산지대의 험로를 이용할 만한 체력상태가 아니라는 것이다. 또한 오대산은 대관령 서쪽에 위치해 속초 고성등 동해안 지역을 따라 집중되고 있는 군의 수색작전을 피하기가 비교적 용이했을 것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이들은 앞으로 오대산 정상인 비로봉을 넘은 뒤 동북쪽으로 방향을 잡아 두로봉(평창군), 약수산(양양군), 설악산 대청봉등을 지나 태백산맥을 타고 북한의 향로봉쪽으로 넘어가는 루트를 택할 가능성이 가장 높다. 해발 1,000m가 넘는 준령들이 즐비한 이 지역은 우리 군이 지금까지 펴 오던 저인망식 수색이 불가능할 정도로 산세가 험한 곳이다.<김상우 기자>

◎무장공비 추적 군 작전상황/오대산 주요지점 집중수색/병력 3,000명·헬기 투입 포위망 좁혀

군수색대는 도주중인 무장공비들이 평창군 진부면 탑동리 재미재 부근에서 민간인 3명을 사살하고 달아나자 9일 이 일대를 중심으로 오대산 국립공원 외곽지역에 1차 포위망을 설정하고 대대적인 수색작전을 벌이고 있다.

군은 날이 밝자 군헬기를 동원, 703특공연대와 9공수 정예병력을 재미재 인근 화살목이 헬기장에 투입, 이 일대 산악지형에 밝은 탑동리 주민 7명의 길안내를 받아가며 수색하고 있다. 군수색대는 또 오대산국립공원내 주요지점에 병력을 투입해 집중적인 수색작전을 벌이고 정찰헬기를 동원, 도주가 예상되는 오대산 계방산 소계방산 황명산 일대를 정찰하고 있다.

군수색대는 특히 울진삼척무장공비사태때 무장공비들이 재미재에서 남서쪽으로 13∼14㎞ 떨어진 속사리를 지나 노동리―운두령을 통해 북으로 도주했던 점을 고려, 이 일대에 병력을 배치해 도주로를 차단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총성이 울린뒤 5시간만에 주요 지점에 병력이 배치됐고 곧이어 대규모 병력이 투입, 도주로를 차단했기 때문에 하루 15㎞의 산악지형을 주파하는 정찰조원이라도 군의 포위망을 벗어나지 못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무장공비들이 아직 군의 1차 포위망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군은 8일 하오 8시께 신고를 접수, 3시간뒤인 하오 11시께 총성이 울린 재미재(해발 1,100m)를 중심으로 무장공비들이 도주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계방산 오대산 소계방산 등 주요 11개 지점에 병력을 배치, 도주 길목을 차단했다.

군은 이어 9일 새벽 오대산국립공원 외곽에 백호부대 109연대와 노도부대 17연대 병력 3천여명을 투입, 안쪽으로 포위망을 좁히며 수색작전을 펼치는 한편 장갑차로 무장한 3기갑 112기갑보병대대를 영동고속도로와 진고개로 통하는 6번국도 등 주요 도로에 배치, 퇴로를 차단했다.

경찰도 이날 상오 5시30분께 재미재에서 외부로 통하는 방아다리약수터고개, 6번국도입구, 상진부2리입구 등에 병력을 배치, 검문검색을 강화하고 있다.

군은 현장에서 M16 탄피가 발견됐고 주민들을 살해한 수법들이 정교할 뿐만 아니라 잔인하고 최초 잠수함 발견지점에서 직선거리로 43㎞정도 떨어진 이곳까지 도주했다는 점등으로 미뤄 달아나고 있는 공비잔당은 고도의 훈련을 받은 2명의 정찰조원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평창=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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