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뇌졸중/새 치료제 「tPA」 과신은 금물(최신 의학)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뇌졸중/새 치료제 「tPA」 과신은 금물(최신 의학)

입력
1996.10.10 00:00
0 0

◎“혈전용해에 효과” 미서 최근 인정/“되레 혈관 터질수도” 일부선 우려건강하게 살려는 욕구와 더 좋은 치료법을 찾으려는 노력이 현대의학의 눈부신 발전을 가져왔다. 하지만 아직도 많은 난치병이 남아 있고 그중 하나가 우리나라 사람 사망원인의 2위를 차지하는 뇌졸중이다.

뇌졸중은 일단 발병하면 치료가 쉽지 않아 예방이 강조되는 질병이다. 이를 예방하려면 평소 고혈압 당뇨병 심장병 등에 대한 치료를 철저히 하고 흡연과 과음을 삼가야 한다.

최근 혈전용해제인 조직 플라스미노겐 활성화인자(tPA)가 새로운 뇌졸중 치료제로 소개됐다. 이 약제는 혈전을 녹여 막힌 혈관을 뚫어 주는 효과를 인정받아 심장의 관상동맥이 막혀 발생하는 심근경색의 급성기치료용으로 쓰인다. 뇌혈관이 혈전으로 막혀 혈액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으면 뇌세포가 산소부족으로 죽고 뇌졸중의 증상이 나타난다.

미식품의약국(FDA)은 지난 수년간 시행된 대규모 임상시험 결과를 토대로 허혈성 뇌졸중에도 tPA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인정했다. 그러나 치료효과가 처음 기대한 바에는 미치지 못했고 부작용 위험도 있어 일각에선 FDA의 결정에 조심스런 반응을 보이고 있다.

○뇌출혈에 부작용 많아

새로운 치료법이 발표되면 대개 관심의 초점은 치료효과에 맞춰지고 이에 동반될 수 있는 부작용은 그늘에 가려지는 수가 많다. 또 적용대상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마치 만병통치약인양 오인되기도 한다. 허혈성 뇌졸중에 혈전용해제를 사용했을 때 발생하는 가장 무서운 부작용은 뇌출혈 치료환자의 7%정도에서 발생하는 증상의 악화이다. 막힌 혈관을 뚫으려다가 오히려 혈관이 터져 심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것이다.

○제한적으로 사용돼야

이번에 발표된 권고지침은 부작용을 가능한 한 줄이고 치료효과를 높이기 위해 혈전 용해제를 매우 제한적으로 사용토록 했다. 발병 3시간내에 약물을 투여해야 하고 CT촬영결과 뇌출혈이 아니어야 하며 뇌혈관이 막힌 뒤 나타나는 사진상의 변화가 없어야 한다. 일단 이런 변화가 보이면 약물투여후 출혈위험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또 뇌출혈이 발생했을 때 즉각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병원에서만 혈전용해제를 사용토록 권하고 있다. 따라서 실제로 이런 조건들에 부합해 치료대상이 될 수 있는 환자는 그다지 많지 않다.

국내에선 tPA가 아직 의료보험의 적용을 받지 못해 거의 사용되지 않고 있다. 대신 tPA와 성분이 비슷한 혈전용해제 유로키나제가 많이 쓰인다. 뇌졸중이 의심되면 지체없이 응급실을 찾아 전문의로부터 치료대상이 되는지를 신속히 판단받아야 한다. 의사는 부작용발생 가능성을 충분히 설명하고 동의를 얻은 뒤 약물을 투여하는 게 좋다. 새로운 치료법이 확립되려면 수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혈전용해제처럼 치명적인 부작용의 위험성이 있다면 환자 선정기준을 보다 엄격히 지켜야 할 것이다.<윤병우 서울대 의대교수·신경과>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