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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명문사립 「페센덴스쿨」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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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명문사립 「페센덴스쿨」 탐방기

입력
1996.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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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보다는 「학습방법」 가르친다/도서관 등 우리나라 대학수준 시설에/악기교습 등 「전인교육」 세심한 배려미국 동부 매사추세츠주의 주도 보스턴에서 남쪽으로 차를 몰아 20여분만에 도착한 이 지역의 명문 사립학교 「페센덴 스쿨(Fessenden School·1903년 설립)」. 우리나라 학제로 계산하면 유치원·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 과정의 이 학교에는 9월 현재 13명의 어린 한국학생들이 재학중이다. 한마디로 최근 불붙은 조기유학의 「산 현장」인 셈이다.

지난달 중순 기자가 둘러본 이 학교의 첫 인상은 「여러면에서 부럽다」는 것이었다. 9년 과정인데도 전체 학생수가 390명에 불과하고 교사수는 120명이나 된다. 아이스링크 실내체육관 극장 컴퓨터실 공작실 악기연습실 도서관 등 이 학교의 각종 시설은 우리나라의 웬만한 대학 수준을 능가한다.

이러한 외형적인 면때문만은 아니다. 8∼9세 아이들에게 도서관에서 조용히 공부하는 방법을 가르쳐주거나, 「우리는 모두가 예술가」라는 이 학교 곳곳에 붙은 표어가 상징하듯 10여가지의 악기를 다루도록 하는 것 등 전인교육을 향한 세심한 배려가 퍽이나 부러웠다.

이 학교에서 만난 유학생 이경민군(13)의 이야기는 그래서 귀 기울일 만했다. 아직 앳된 얼굴의 이군은 부산교대부속 초등학교 6학년에 재학중이던 94년 3월 어머니의 권유로 이곳에 편입한 경우. 「ESL(English as a Second Language·외국인 대상 영어 학습 프로그램)」과정을 거쳐 현재 8학년 1학기에 재학중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중2 과정이다.

이군은 『처음에는 말이 안통하는데다 숙제가 많아 힘들었다. 지금은 외국인 친구들도 많이 사귀고 수업도 웬만큼 따라가고 있어 별 어려움이 없다』며 『이 학교 졸업후 인근 고등학교에 진학, 대학까지 미국에서 다닐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군의 영어실력은 벌써 수업을 듣는데 전혀 지장이 없을 정도. 지난해 학업성적도 상위권에 들었으며 쉬운 과목은 수학, 어려운 과목은 미국역사라고 한다. 이군의 기숙사 룸메이트(재학생 전원은 반드시 기숙사 생활을 해야 한다)는 같은 나이의 태국학생이다. 교장 프랭크 페린씨는 『이군을 비롯한 한국인 학생들 모두가 학교와 미국 생활에 잘 적응하고 있다』며 『주말마다 열리는 파티와 보스턴시내 견학 등을 통해 이들이 미국인 학생은 물론 20명의 다른 동양계 학생들과도 사이좋게 지내도록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군의 부모에게 이 학교를 추천한 정재원씨(52·아틀라스해외교육원장)는 그러나 『조기유학은 아이의 적성과 품성은 물론 유학할 학교의 교육방침 및 수준, 부모의 경제적 능력 등을 고려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면서 『너무 일찍 외국에 유학올 경우 우리말과 우리문화를 잃어버릴 위험이 있기 때문에 중1∼2년 이후가 조기유학 연령의 하한선인 것 같다』고 조언했다.<보스턴=김관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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