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불신임」 위기 몰린 에르바칸 터키 총리(뉴스메이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불신임」 위기 몰린 에르바칸 터키 총리(뉴스메이커)

입력
1996.10.10 00:00
0 0

◎국내외 반대불구 리비아 방문 카다피에 망신만 당해/“악수하러 갔다 뺨맞고와” 여야·미 냉소네크메틴 에르바칸 터키 총리(70)가 리비아 방문이라는 「악수」를 둔 이후 사면초가에 몰리고 있다.

국내외 반대여론을 무릅쓰고 리비아를 방문했던 에르바칸 총리가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에게 공개망신을 당한데 이어 터키 야당이 8일 내각불신임결의를 촉구하고 나서 회교정권의 붕괴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특히 이번 불신임결의 요구는 야당뿐 아니라 에르바칸 총리의 복지당내 일부 인사와 연정참여 군소정당들까지 가세, 사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문제의 발단은 에르바칸 총리가 5일 리비아를 방문한 뒤 가진 카다피와의 공동기자회견에서 비롯됐다. 리비아 방문의 명목은 이슬람국가들과의 관계회복이라는 차원이었다. 그러나 카다피는 이날 이례적으로 터키의 쿠르드족 탄압을 비난하고 터키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과 미국, 이스라엘과의 유대관계 등을 노골적으로 비난, 에르바칸을 궁지로 몰아넣었다. 에르바칸은 방문 직전 리비아를 『미국에 폭격 당한 테러리즘의 희생국』이라고 두둔까지해 모양새가 더욱 우습게 됐다.

에르바칸은 카다피의 발언에 대한 보복으로 7일 리비아 주재 자국 대사를 일시 소환하는 등 자존심의 만회를 시도하고 있으나 『얻은 것은 하나도 없고 잃기만 했다』는 최악의 평가를 피할 수 없게 됐다. 미국도 에르바칸을 보는 시선이 곱지않다. 니컬러스 번스 미국무부 대변인은 에르바칸이 리비아를 테러리즘의 희생국으로 표현한 것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국제적 망신을 당한 에르바칸에 대해 제 2야당인 민주좌익당은 『터키를 이같이 치욕적인 위치로 전락시킨 에르바칸은 퇴진해야 한다』고 주장, 정치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때마침 터키와 키프로스간 합동 군사 훈련에 참가중이던 터키의 F16 전투기가 그리스 전투기 2대의 추격을 받은 뒤 동에게해에 추락, 영공침범 의혹까지 받고있어 에르바칸은 점점 난처한 입장이 되고있다. 6일 취임 100일을 맞았던 에르바칸이 이같은 외교적 실수를 만회하고 국내 정국을 어떻게 안정시킬지 주목된다.<조재우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