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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북서 구해야(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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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법,북서 구해야(사설)

입력
1996.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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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부터 시작되는 윈스턴 로드 미 국무차관보의 방한을 앞두고 한미간의 대북정책이 어떻게 조율될 것이냐에 대해 내외의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의 방한이 북한 무장공비 남파 사건후 처음으로 이루어지는 고위급 외교사절단 파견인데다 그동안 양국간에 적지 않은 이견이 있어 왔기 때문이다.당초 도쿄에서 열리기로 돼 있던 한·미·일 3국간 정책협의회가 미국측 사정으로 무산됐다가 갑자기 그의 방한이 실현된 점에서도 보듯이, 미국은 북한의 도발로 야기된 최근의 한반도 긴장상태가 그대로 내버려 둘 일이 아니라는 데 인식을 새롭게 한 것이 분명하다.

공비침투로 국군에 다수의 사상자와 막대한 경제적 손실이 발생하고, 북한을 규탄하는 우리 외교활동에 「보복」으로 협박하고, 이에 대해 남쪽은 대북 경제협력단절을 선언하는 등 사태는 지난 20여일 사이 급속히 악화해 왔다. 최덕근 블라디보스토크 영사 피살사건과 로버트 김 미 해군 스파이사건, 헌지커 북한간첩혐의 체포사건 등 남·북·미간에 미묘한 영향을 줄 사건들도 같은 시기에 잇따라 발생했다. 미국은 이쯤에서 사태를 재정리하는 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따라서 로드 차관보를 맞아 이루어질 한미회담은 우선 이같은 일련의 사태를 훑어보고 양국간 동맹관계를 다시 다짐하는 일이 될 것 같다. 백악관 안보회의(NSC:National Security Council)의 크리스토프 아시아담당 수석보좌관과 국무부의 민튼 한국과장이 그와 동행한다는 점도 미국이 이 회담에 임하는 자세를 시사하고 있다.

그의 방한에 맞춰 주한유엔군사령부의 움직임도 활발하다. 틸렐리 사령관이 한미협회 연설에서 북한의 재도발에 응징을 경고하고, 판문점 일직장교접촉을 통해 북한에 경고서한을 보냈으며, 오는 28일부터 있을 국군의 야외기동훈련에 미군 3만여명과 항모 인디펜던스호가 참여한다고 발표했다.

이런 미국측 움직임의 의도는 분명하다. 먼저 강력한 대북경고로 북한의 협박과 도발을 견제하겠다는 뜻이다. 다음은 미국이 너무 소극적이 아니냐는 한국의 비판과 대미불신을 해소하고, 이것으로 우리의 강경자세를 무마해 한반도 긴장을 진화해 보자는 것이다.

문제는 사태해결에 대한 미국의 이런 접근 방식이다. 한반도 긴장완화의 열쇠는 기본적으로 우리가 아니라 북한의 자세에 있는 것이다. 그들의 도발이 없으면 평화를 해칠 자는 없다. 미국은 문제해결의 단서를 북한쪽에서 찾아야 한다.

정부당국은 이번 회담에서 이 점을 미국에 설득력있게 설명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김정일정권이 두번 다시 도발을 생각할 수 없을 만큼 분명한 의사표시가 한미 양국 공동명의로 천명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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