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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18시간 지나 포위망/공비 주민살해­군 소탕작전 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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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고 18시간 지나 포위망/공비 주민살해­군 소탕작전 문제점

입력
1996.10.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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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단병력만 투입 또 늑장대응/강릉지역 성급한 철수도 문제군은 공비가 민간인 3명을 살해한 8, 9일에도 첫 출동이 늦고 포위망을 치는데 하루 가까운 시간이 걸리는 등 작전상 큰 문제점을 드러냈다.

관계기관에 따르면 탑동리 주민 유갑렬씨(43)가 마을 주민 3명이 실종되고 산에서 총소리를 들었다고 인근 파출소에 신고한 것은 8일 하오 8시20분. 그러나 파출소를 통해 이 사실을 알게된 군은 경찰과 함께 주요지점 차단 병력만 투입하는 데 그쳤다. 군은 9일 상오 8시가 돼서야 겨우 1개중대를 파견, 주민들과 함께 수색에 나섰다. 이 부근에 3천5백명의 군 병력이 투입, 포위망이 구성된 것은 최초 신고후 18시간여가 지난 하오 3시께였다.

공비의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이달초부터 최근까지 시신이 발견된 재미재로부터 80㎞ 북쪽에 있는 건봉산에서 본격 수색을 벌인 것도 문제다.

이같은 작전상 실수는 지난달 30일 공비 만일준 사살이후 작전의 성과가 없자 강릉일대와 칠성산 부근의 봉쇄망이 뚫린 것으로 보고 이 지역에서 너무 일찍 작전규모를 축소한 것이 1차적인 원인이다.

실제로 군은 4일이후 강릉일대에서 병력을 빼내 설악산 북쪽에 새로운 봉쇄망을 치는 대신 강릉부근에서는 수색보다 매복에 주력했다. 군 관계자에 따르면 재미재 일대에도 백호부대 병력이 작전을 펴왔으나 최근 전원 철수했다는 것이다.

결국 공비들은 칠성산 1차포위망 안이나 강릉주변 야산에 숨어있다가 포위망이 풀리고 수색이 뜸해지자 능선을 타고 이동, 영동고속도로를 건넌 뒤 무난히 주도주로인 태백산맥 중심으로 진출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군이 강릉부근 봉쇄망이 뚫렸다고 성급하게 판단한 것은 북한과 공비들의 통신과정에서 얻어진 모종의 단서에 지나치게 집착, 이들이 태백줄기를 타고 설악산을 지나 건봉산에 도착해 은신하고 있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통신과정에서 얻어지는 첩보가 정확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이제 군이 공비의 위치와 관련해 얻을 수 있는 정보의 폭은 매우 좁아지게 됐다.

공비 위치 추정이 빗나간 것과 함께 군 작전의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이 민간인의 안전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은 점이다.

군은 공비침투 초기부터 이들이 민간인은 절대 죽이지 말라는 지령을 북한으로부터 받은 것으로 성급하게 판단했다. 이 때문에 군은 민가나 민간인에 대한 보호보다는 길목차단과 산악수색에 주력해 왔다.

그러나 공비들이 군의 추격을 따돌리기 위해 자신들을 목격한 민간인들을 살려둘 수 없다는 점, 산악 도피가 3주나 이어지면서 지치고 허기져 식량이 있는 것으로 보이는 민간인이나 민가를 급습할 수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군의 이같은 생각은 비상식적인 것으로 드러났다.<이은호 기자>

□무장공비 침투 일지

9월18일 01시35분 택시운전사 잠수함 발견, 신고

03시40분 군 진돗개 하나 발령

16시30분 공비 11명 시체로 발견

16시40분 공비 이광수 생포

19일 10시10분 공비 3명 사살

14시10분 공비 3명 추가사살

16시05분 공비 1명 추가사살

아군 1명 부상

18시10분 잠수함 좌초지점 해안서 국군 전투복·무기 등 발견

20일 09시00분 수색헬기 공비 2명 발견

21일 09시30분 공비 2명 발견 추격중 아군 1명 전사· 1명 부상

22일 01시30분 공비 1명 사살

06시30분 공비 1명 추가사살

아군 2명 전사

23일 06시30분 민간인 1명 오인피격 사망

아군 2명 부상

28일 06시45분 공비 1명 사살

30일 15시20분 공비 1명 추가사살

10월9일 15시30분 민간인 3명 피살된 채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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