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세대들, 특히 정상적인 학교교육을 받고 대학에 들어갔다는 학생들까지도 어른들이나 교수들에게 제대로 인사조차 하지 않는다. 강의실 복도에서 만나는 노교수에게 마저도 기껏해야 고개나 까딱하는 정도다. 존경의 염이라고는 눈 씻고도 볼 수 없어 인사받는 쪽이 오히려 불쾌할 정도다.인사 뿐만이 아니다. 실수나 잘못을 저지르고도 진지한 사과를 할 줄도 모른다. 상대편 또는 어른에게 잘못을 떠넘기기도 한다. 때로는 대들어 잘못을 하지 않은 상대편 어른이 도리어 봉변을 당하기 십상이다.
예절이나 공중도덕심을 아예 모르는 듯한 이런 부류 젊은이들의 행동은 대학캠퍼스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지하철·버스·엘리베이터 등 다중이 이용하거나 모이는 공공장소면 어디서나 볼 수 있다.
사회생활을 하는 어른들이면 젊은 세대들의 이 무례하고 몰염치한 행동을 보거나 직접 당한 경우가 있을 것이다. 한 두사람도 아니고 동시대의 다수 젊은이들이 하나같이 무례한 행동을 보이는 데 의아했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우리는 서울대 임종철 교수가 대학신문에 기고했다는 「학생들의 무례를 꾸짖는 글」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젊은 세대의 무너진 예절과 공중도덕심 부재」를 질타한 노교수의 용기에 박수를 보내게 되는 것이다.
이 땅의 젊은 세대들, 특히 지식과 양식의 전당에 몸담은 대학생들마저 공동체문화, 질서와 위계의 문화도 헤아리지 못할 정도로 무례한 도덕심 불재의 세태에 휘말리게 된 원인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핵심적인 원인은 우리 초·중·고교의 교육에 있다. 대학진학지상주의에 흘러 입시위주교육이 되다보니 공중도덕심이나 예절을 갖춘 사람을 만드는 인성 교육이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이같은 인성교육의 부재가 근 1세대에 걸쳐 계속됐고 그런 교육을 받고 자란 세대들이 지금 우리사회의 주역으로 자라나고 있다. 교육의 질적 개선이 화급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이 문제는 꼭 학교만을 탓할 것도 못된다. 임교수도 지적했듯이 어려운 시대를 살아온 부모세대들이 『내자식 만큼은 고생을 안시키겠다』는 보상심리로 가정에서마저 사람을 만드는 엄한 가정교육을 하지 않고 그저 좋은 대학에 들어갈 수 있게 시험공부만 시켜주기를 바라기 때문에 예절도 모르는 이기적인 인간군을 양산하고 있는 것이다.
또 사회와 대학도 일단의 책임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대학생들의 잘못을 임교수처럼 질타하고 나선 교수가 얼마나 있었던가. 잘못하는 젊은 세대들을 나무라는 사회인들이 몇이나 있었던가. 학교와 가정과 대학과 사회 모두가 직무유기를 하다보니 무례하고 몰염치하며 공중도덕을 모른 채 성장하게 된 것이다. 이를 바로 잡자면 모두 관심을 갖고 행동을 해야 한다. 한탄만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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