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선 “박정희 선택 불가피”【워싱턴=이상석 특파원】 윤보선 전 대통령은 61년 5·16쿠데타 당시 쿠데타 진압에 반대했던 것으로 최근 비밀해제된 미 국무부 문서에서 밝혀졌다.
카터 매그루더 당시 주한 유엔군사령관이 미 합참의장에게 보낸 비밀전문에 따르면 윤대통령은 16일 상오 청와대를 방문한 장도영 육군참모총장에게 『군사계엄선포에 반대하지만 군사혁명을 무산시키는 어떠한 단호한 조치도 반대한다』고 말했다.
윤대통령은 또 이날 하오에 있은 매그루더 사령관 및 마셜 그린 주한 미 대리대사와의 3시간 가까운 면담에서 장면정권의 무능력과 부패상 등 급박한 현안과 직결되지 않은 문제를 거론하면서 거국내각 구성을 주장했다고 이 비밀 전문에 기록돼 있다.
한편 이 국무부 문서는 쿠데타의 두 주역 박정희 장군과 김종필씨 사이에 충돌이 벌어질 가능성을 주목했으며 그럴 경우 박을 지지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새뮤얼 버거 주한 미 대사가 이 해 7월27일 국무부에 보낸 전문에 따르면 김종필씨는 버거 대사 및 미 대사관 정무 참사관과의 별도 접촉에서 「혁명을 지속하기 위해서 필요하다면 박정희까지도 뒤엎을 수 있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딘 러스크 미 국무장관은 같은해 8월5일 주한 미 대사관에 전문을 보내 「미국은 앞으로 몇년 동안 박정희나 그가 선택한 사람을 한국의 지도자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 한국의 지도자로서 요구되는 충분한 정보와 비전, 군에 대한 장악력을 갖추고 있는 사람은 박정희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고 이 비밀 문서는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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