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영제국은 빅토리아여왕의 재위 60년간(1837∼1901)이 그 전성기였다. 좋은 것이라면 무조건 이 여왕의 이름을 붙이고 보는 영국인의 버릇은 그래서 생겨난 것 같다. 아프리카에서 제일 큰 빅토리아호수가 대표적인 예다. 빅토리아훈장은 영국인이 최고의 영예로 생각하는 무공훈장이다. ◆여성통치의 전통은 대처 전총리로 이어졌다. 2차대전후 몰락하는 영국의 위신을 포클랜드전쟁으로 회복시키고, 「영국병」을 고쳐 장기불황의 늪에서 탈출했다. 레이건 전 미 대통령과 함께 강력한 지도력으로 자유세계를 이끌어 마침내 공산권을 무너뜨리는데 일조했다. 영국인은 지금도 그의 보호자적 리더십을 그리워하고 있다. ◆그 때문인지 옛날 영국이 지배하던 나라에 걸출한 여성정치인이 많다. 인도의 인디라 간디와 스리랑카의 시리마보 반다라나이케 전 총리, 파키스탄의 부토총리가 그들이다. 정치인 뿐 아니라 이탈리아 마피아의 핵심간부도 여자가 많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의 범죄조직 소탕작전으로 두목급이 다수 수감되면서 그들의 처나 정부가 남편의 역할을 대신해 활약하고 있다는 얘기다. ◆요즘 시중에 상영되고 있는 「커리지 언더 파이어(Courage Under Fire)」는 걸프전에 참전한 여성지휘관의 용기를 다룬 영화다. 부하를 사지에서 구해내고 전사한 그의 용기는 부하를 자식처럼 보호하려는 모성본능에서 연유한 것이라는 게 그 줄거리다. 전사한 어머니를 대신해 그의 어린 딸이 대통령으로부터 미국여군사상 최초로 최고무공훈장을 받는 장면이 이 영화의 끝이다. ◆육군은 엄옥순 대령을 내년 11월 논산훈련소 연대장에 보임키로 했다. 창군이후 최초의 여성 연대장이 탄생하는 셈이다. 전투지휘관으로서의 자질을 인정받으면 최초의 여성 장군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어머니처럼 누이처럼 부하를 대하면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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