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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아빠가 차이코프스키를 만날 때」·「평생같은 사흘」(TV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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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돼지아빠가 차이코프스키를 만날 때」·「평생같은 사흘」(TV평)

입력
1996.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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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믹풍자·비극성 극대화 사회상 함축/신인답지 않은 능숙한 연출 눈길 「돼지아빠가 차이코프스키를 만날 때」/직장인 자조적 처세술 묘사 실감 「평생같은 사흘」60분 안에 한 편의 드라마를 완성시키는 TV단막극은 미니시리즈등에 비해 주제가 뚜렷하다. 기동성있는 제작으로 현실을 적시에 포착하고 완결된 구조를 통해 메시지를 함축적으로 전달하기 때문이다.

KBS2의 「드라마게임」과 MBC의 「베스트극장」은 최근 이런 단막극의 특성을 살려 사회성짙은 작품을 계속 선보이고 있다.

지난 주 방영된 「돼지아빠가 차이코프스키를 만날 때」(베스트극장, 4일 밤 11시)와 「평생같은 사흘」(드라마게임, 6일 하오 9시)은 골프장건설로 인한 인근주민의 피해와 감원바람이 불면서 잔뜩 움츠러든 직장인의 모습을 소재로 삼았다. 두 드라마는 방송사 극본공모에서 수상한 작품을 젊은 연출가가 연출한 점도 공통된다.

골프장 건설 폭파음 때문에 피해를 보게 된 양돈업자 갑봉이 건설업자를 상대로 소송을 벌이는 「돼지아빠…」가 코믹풍자와 상식적인 결말로 문제를 밝게 풀어갔다면, 40대 과장의 가출과 죽음을 그린 「평생…」은 짓눌린 현대인의 심리에 정통적으로 접근하면서 드라마의 비극성을 극대화했다.

「돼지아빠…」는 구성과 연출 등에서 신인답지 않게 능숙해 보였다. 법이 자신을 보호해 주리라는 믿음을 갖고 있는 갑봉의 우직한 태도와 선임비만 챙기려는 속셈을 갖고 있는 소변호사의 속물적인 모습이 재미있게 대조됐다. 임현식 김용건 등 중견연기자의 노숙한 연기가 드라마를 살리는데 큰 몫을 했다고 말할 수 있다.

「평생…」의 주인공은 회사와 가정에서 설 곳이 없어진 무능한 만년과장(박은수 분)이다. 현실탈출을 꿈꾸는 그는 귀가길에 한 소매치기 소년과 어울려 즉흥적인 가출을 하게된다.

승진시험을 위해 새벽학원가를 전전하는 직장인의 모습이나, 「일하지 말고 일하는 척하라」 등의 자조적 처세술로 화제가 되고있는 「딜버트의 법칙」을 삽입해 가면서 현실을 실감나게 묘사했다.

그러나 소타고 놀던 어린시절에 대한 회상은 지나치게 직설적이고, 방황하던 주인공이 행려병자로 몰려 수용소에서 죽음을 맞게되는 결말은 과도한 비약이라고 여겨진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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