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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TV토론 이슈별 내용(불붙은 미 대선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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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TV토론 이슈별 내용(불붙은 미 대선전)

입력
1996.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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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경제향상·의보 개선·범죄방지 등 성과,러 핵감축·보스니아 평화 토대 마련/밥돌­정부역할 축소땐 세금 15% 감면 가능,한국전 일으킨 북한에 당근은 왜주나미 대선 제1차 후보자 TV 대토론(Great Debate)이 6일 하오 9시(현지시간)부터 1시간 30분동안 코네티컷주 하트퍼드의 부시넬극장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은 빌 클린턴 대통령과 공화당의 밥 돌 후보가 먼저 2분씩 정견을 발표한 뒤 사회자인 미공영 PBS방송 앵커 짐 레러의 질문에 한 후보가 90초간 대답하고 이어 다른 후보가 60초간 반론을 제기한 뒤 첫 후보가 다시 30초간 반박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토론회 내용을 이슈별로 요약한다.

▷대외정책◁

▲클린턴=우리는 냉전의 여파를 조정하면서 평화와 자유를 위해 노력해 왔다. 러시아의 핵무기를 크게 줄였으며 중·동부 유럽을 나토에 가담시켰다. 취임당시 보스니아는 최악의 내전에 휩싸였지만 평화를 정착시켰으며 북아일랜드와 중동에서도 평화를 향한 큰 진전을 이루었다. 또 테러와 대량 파괴무기 확산 방지, 국제 조직범죄 방지, 그리고 미국의 경제진출을 위한 수많은 협정이 체결됐다. 아이티와 보스니아 미군주둔은 성공적이었다. 사담 후세인의 위협을 격퇴하기 위한 미군의 쿠웨이트 파견과 대만해협에의 함대파견도 마찬가지였다. 북한의 핵위협 종식에도 노력했다.

▲돌=대통령은 역사상 어느 대통령보다 많은 미군을 해외에 파병했으며 평화유지활동을 위해 수십억달러를 지출했다. 보스니아 1년파병 조건으로 대통령을 지지했지만 내년까지 연장될 지 모르겠다. 보스니아는 여전히 많은 문제가 있으며 클린턴행정부는 소말리아 북아일랜드 아이티 등에서 실패를 거듭했다.

북한은 현재 6개의 핵폭탄을 제조할 수 있는 플루토늄을 보유하고 있다. 5만3,000명의 미군이 희생된 한국전쟁의 당사자인 북한에 인센티브를 주고 있는데 어떤 혜택도 돌아가게 해서는 안된다.

▷연방정부 역할◁

▲클린턴=연방정부는 국민들이 풍요로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조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이를 위해 가족과 의료보험법 개정, 총기류 금지법제정, 경찰 10만명 증원 등 많은 일들을 해왔다.

▲돌=나는 국민을 믿는데 반해 대통령은 정부를 믿고 있다. 연방정부의 권한을 주와 국민에게 되돌려 줘야 한다.

▷세금◁

▲클린턴=돌 후보의 15% 감세안은 연방의료보험 등 중요한 사회보장예산의 삭감없이는 실현될 수 없다. 또 5,000억달러의 재정수입을 감소시킬 이 계획은 이자율을 상승시켜 경제를 침체시킬 것이며 국민들에게 더 많은 부담을 지울 것이다.

▲돌=2002년까지 균형예산을 달성해야 한다. 대통령은 향후 6년간 정부지출을 20% 늘리려고 하지만 나는 14%면 족하다. 정부 역할을 축소하면 세금감면은 가능하다. 이는 한 가정에 연간 3만달러의 소득을 보장해줄 것이다.

▷의료보험◁

▲돌=83년 사회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했던 것처럼 의료문제를 다룰 위원회를 설치해야 한다. 이제 이 문제에 대해 휴전을 해야 할 시점이다.

▲클린턴=돌 후보의 제안을 기쁘게 생각한다. 그러나 그 제안은 감세계획이 통과된다면 불가능하다. 돌 후보가 의료보험 예산을 삭감하려 하기 때문이다.

◎1차 TV토론 결과분석/“클린턴이 더 잘했다” 여론/전세 뒤집을 결정적 실수 돌출없어/유권자 92% “지지후보 변함없다”

미 대선 1차 TV토론은 밥 돌 공화당후보의 맹공과 빌 클린턴 대통령의 예상된 선방으로 끝났다. 「2차 대전의 노장」 돌은 분투했으나 「전후세대의 우상」 클린턴을 무너뜨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치열한 격돌이나 전세를 뒤집을 결정적 실수 등의 돌출도 없었다. 결국 나름대로의 맹공에도 불구하고 돌은 클린턴을 완벽하게 공략하지는 못해 방어 입장인 클린턴이 결과적으로 승자가 됐다는 게 미언론의 지배적 분석이다.

토론 직후 ABC방송의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50%는 클린턴 후보가, 29%는 돌 후보가 이겼다고 평가했으며 19%는 무승부라고 밝혔다. 유 에스 에이 투데이와 CNN의 공동조사에서도 클린턴의 승리로 채점한 응답자가 51%로 돌의 32%를 19%포인트 앞섰다.

또 CBS방송이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응답자의 92%는 토론 결과에 상관없이 지지 후보를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이날 토론을 통해 돌 후보가 격차를 좁히는 데 실패했음을 보여 주었다. 클린턴 지지에서 돌 지지로 돌아선 유권자가 2%에 불과했고 거꾸로 돌 지지에서 클린턴 지지로 마음을 바꾼 유권자도 2%였다. 그러나 CNN과 타임의 공동조사에서는 이것이 각각 27.43%와 18.41%로 나타나 돌에 유리한 대답이 우세했으나 유의할 만한 수치는 되지 못했다.

이같은 토론 평가는 격식과 품위를 존중하는 돌 후보가 결정적인 공격을 자제한 반면 클린턴의 달변이 빛을 발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지적이다.

돌은 최근 클린턴이 워싱턴에서 주선한 중동평화회담이 별다른 성과를 거두지 못한 점을 지적, 즉흥적인 「사진찍기용」 정책에 불과하다고 공격하는 등 날카로운 면모를 보이기는 했다.

반면 돌이 미국의 이라크 미사일 공격과 관련, 유엔과 협의하지 않아 국제사회의 지지를 얻지 못했다고 공격한데 대해 클린턴은 『언제는 미국의 군사력은 미 정부 지휘 아래 두어야 한다고 주장하더니 이제 와서 무슨 소리냐』고 역공했다. 클린턴의 순발력이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클린턴은 또 최대 이슈인 세금문제와 관련, 돌의 소득세 15% 삭감 공약의 비현실성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7명을 포함한 경제학자 500명이 지적했다며 역공을 취했다.

돌 후보는 특히 사회자가 『대통령의 개인적인 문제를 지적해 보라』고 멍석을 펴주었는데도 『신상문제보다는 정책으로 대결하겠다』고 점잖을 빼다 사회자가 다시 신상문제를 거론하자 그때서야 화이트워터 사건을 살짝 건드렸다. 「신사」로서의 이미지를 부각했을 수는 있으나 절호의 추격기회를 놓쳤다는 자탄이 돌진영에서 터져나온 것도 바로 이때였다.<워싱턴=홍선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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