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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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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10.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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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국정감사장의 도마위에 오른 서울지하철의 부실 실태를 보노라면 놀라움과 배신감을 동시에 느끼게 된다. 놀라움의 원인은 하루 4백만명 이상이 이용하는 서울지하철 1∼5호선이 날림공사와 부실시공으로 균열이 생기고 지하수가 샐 정도의 하자가 발생하고 있다면 안전운행에는 정말로 이상이 없느냐는 불안감을 억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배신감을 주체할 수 없는 것은 서울시와 지하철공사의 시민경시태도 때문이다. 국회의원이 자료제출을 요구하면 부실실태를 숨김없이 내어 놓으면서 지하철을 이용하는 서민에게는 왜 쉬쉬하기만 하느냐는 것이다. 지하철의 부실실태가 자료대로 사실이라면 가장 먼저 알려야 할 대상은 국회의원보다는 지하철을 이용하는 시민이어야 할 것이다. ◆또한 지하철의 하자발생 실태를 분석해 보면 22년전에 건설·개통한 지하철 1호선이 제일 낫다. 늦게 건설된 2·3·4호선이 오히려 하자발생 빈도가 훨씬 많다. 또 부분개통된 지 1년도 채 안된 5호선은 벌써부터 균열과 누수현상이 기존 노선들보다 심하다는 것이다. ◆건설기술이 발달했고 자재도 한층 좋아졌는데 오히려 최근에 건설한 지하철일수록 하자가 많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하청에 재하청을 주는 공사판의 관행으로 해서 날림공사로 인한 부실시공이 더욱 심해졌다는 입증인 것이다. ◆자손만대에게까지 물려줄 영구시설물인 지하철의 하자발생을 근본적으로 방지하자면 공사를 낙찰한 대기업의 건설회사가 하청에 재하청을 줘 실제 건설은 무면허 영세업체가 하게 되는 고질적인 하청관행을 금지시켜야 한다. 그리고 서울시는 지하철의 신규건설에만 집착하지 말고 기존 노선의 하자보수공사에도 치중해 시민들의 불안감 확산을 막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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