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고 부족·가격상승 등 고민 단번 해결/추가수입 않고 도입물량도 관수용으로「예상외의 쌀풍년」으로 정부의 양곡관리에 숨통이 트이게 됐다. 올해의 쌀생산량은 3,522만섬(예상)으로 지난해보다 262만섬, 정부의 올 목표량보다 152만섬 많은 수준이다. 앞으로 20여일의 날씨가 관건이긴 하지만 쾌청한 날씨가 지속될 경우 3,550만섬이상의 수확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그동안 쌀재고부족과 쌀값상승으로 골머리를 앓아 왔다. 그러나 「하늘의 도움」으로 쌀농사가 대풍작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한숨 돌릴 수 있게 된 것이다.
쌀 뿐만이 아니다. 해거리현상으로 수확이 줄어든 밀감등 극히 일부 품목을 제외한 전 농산물이 대풍작을 이룬 것으로 집계되고 있다. 수출 산업생산 물가 국제수지 등 경제전반이 침체의 늪으로 계속 빠져 들고 있는 경기위기상황에서 유일하게 농업부문에만 「파란 불」이 켜진 것이다.
강운태 농림부장관은 『쌀농사의 대풍작으로 농가소득이 약 1조원가량 늘어나게 됐다』며 『농산물의 대풍작은 경제성장률 하락을 둔화시키고 물가를 안정시키는데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경제가 총체적 위기국면에서 허우적 거리고 있는 판에 농업부분이 유일하게 「효자」노릇을 하게 됐다는 지적이다.
정부미재고량은 96년 양곡연도기준으로 278만섬밖에 안된다. 이는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쌀 적정재고 권장량(560만∼590만섬)에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다. 더구나 정부미의 내용을 보면 더 심각하다. 일반가정의 식용으로 사용하기 부적합한 통일벼 등을 빼면 150만섬에 지나지 않는다. 정부가 올해 쌀생산량이 당초 목표량에 미치지 못할 경우 MMA수입물량 외에 추가수입을 적극 검토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생산량이 당초목표보다 152만섬이 많게 된 것이다. 정부는 이에 따라 MMA물량외의 추가수입을 하지 않기로 했다.
김주수 식량정책심의관은 『올해 쌀 생산량 3,522만섬 예상은 상당히 보수적인 예측』이라며 『내년도 MMA수입물량이 53만섬이어서 정부미 재고량은 300만섬을 초과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특히 올해 MMA수입물량으로 중국에서 도입한 44만5,000섬의 쌀도 민간유통시장에 방출하지 않고 군용 재소자용 생활보호대상자용 등 관수용으로 제한할 방침이다. 쌀재고관리에 대한 시름이 덜어졌다는 지적이다.
쌀이 대풍작을 이룬데는 농민들의 노력과 정부당국의 지원도 큰 몫을 했지만 결정적인 요인은 「역기상이변」의 덕분이라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해에는 아직까지 태풍이 한번도 없었던데다 일조량이 평년보다 무려 72시간 많았다.
내년에도 이같은 「역기상이변」이 다시 발생하리라고 기대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할 때 양곡정책상의 구조적 문제점이 내년으로 이월됐지 해결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정부당국자들은 명심해야 한다.<이백만 기자>이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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