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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캣」/신선한 소재 불구 「형식파괴」 못해 아쉬움(영화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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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캣」/신선한 소재 불구 「형식파괴」 못해 아쉬움(영화평)

입력
1996.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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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캣」은 정신이상인 연쇄살인범과 그를 추적하는 정신분석학자 헬렌박사(시고니 위버 분)와 여형사 모나한(홀리 헌터 분)사이의 숨가쁜 머리 싸움을 축으로 한다. 「양들의 침묵」 「세븐」같이 경찰 수사망을 조롱하는 듯한 엽기적인 살인행각은 관객들의 예상과 기대를 무너뜨리는 반전을 거듭하면서 긴장과 공포를 증대시킨다.스릴러 영화는 빠른 템포와 갑작스러운 분위기의 전환을 통해 관객을 숨쉴틈없는 위기상황으로 빠져들게 한다. 「카피캣」은 관객의 긴장과 이완의 호흡을 적극적으로 조절해가는 구성과 감각적 편집, 카메라 움직임, 사운드의 활용 등에서 무리가 없다. 또 새로운 정보화 시스템이며 가상의 공간이 펼쳐지는 인터넷을 사건 해결의 도구로 이용해 영화의 흥미를 배가시키고 있다.

캐릭터와 관계설정에서는 관객의 선입견을 뒤엎는 신선함이 있다. 스릴러 영화에서는 보통 흉포한 인물이나 극심한 성격 이상자들이 연쇄살인범으로 그려져 왔으나, 이 영화에서는 전문직에 종사하는 평범한 젊은 청년이 범인이다. 사건을 해결하는 캐릭터도 지성과 야성을 겸비한 남성이 아니라 서로 다른 성격을 지닌 두명의 여성이다. 전문직에 종사하는 이 여성들은 탁월한 머리와 용기를 지닌 철저한 프로의식으로 당당하게 두려움을 이겨나간다.

영화의 흥미를 유지시키는 짜임새와 새로운 시도에도 불구하고 「카피캣」은 스릴러들이 보여주는 전형성을 크게 극복하지 못하고 있다. 할리우드의 동일한 장르의 영화들이 내용과 형식의 해석에서 변형을 가하면서 진부함과 식상함을 극복하려는 눈물겨운 노력을 하고 있지만, 그 울타리를 벗어나기는 매우 힘든 듯하다. 그래서 상업영화의 흐름속에서 새로운 영화가 어떻게 규정될 수 있으며, 새로운 영화의 재미는 어떠한 것인가 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편장완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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