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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대화채널 확보 노린 「역공」/북,미국인 간첩혐의 체포 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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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미 대화채널 확보 노린 「역공」/북,미국인 간첩혐의 체포 의도

입력
1996.10.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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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도 첩보전 활동” 국제사회에 선전공세/공비사건후 악화여론 반전·양국 이간 노려북한이 6일 미국인을 간첩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한 것은 무엇보다 무장공비침투사건을 풀기 위해 대미 대화채널을 확보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는 또 보복협박에 이어 북한이 형세반전을 위한 총공세에 돌입했다는 것을 재확인해주는 의미도 있다.

북한 관영중앙통신은 미국인 에반 칼 헌자이크가 지난 8월 압록강을 건너 북한에 불법 입국했으며 그가 정보수집을 목적으로 월경했고 한국 국가안전기획부의 계획에 의해 첩자로 보내졌다는 것을 인정했다고 발표했다.

정부는 8월 미국인이 북한에 건너가 억류됐다는 정보는 확인했으나 북한 체제에서 그런 식의 정보활동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그가 선교사일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북한이 사건 발생 한달이 지나서야 이를 공개한 것 부터가 저의가 의심스럽다는 반응이다.

그러나 북한이 북·미 대화에서 모든 의제를 북·미평화협정 체결과 결부시켜온 전례에 비춰보면 억류 미국인의 송환문제를 놓고 양측이 다툴 수 있고 이 과정에서 미국과 북한이 접촉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약한 미국의 모습을 보일 수 없으나 한편으로는 자국민이 무기한 억류되는 상황을 방치할 수 없는 입장이다. 중앙통신은 『그(헌자이크)가 조선민주주의 인민공화국의 형사법에 따라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것』이라는 협박을 잊지 않았다.

북한은 또 한미 양국도 첩보활동을 벌이고 있다는 점을 부각시킴으로써 국제사회에 대한 선전공세를 펴려 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4일과 6일 재미교포 로버트김의 기밀유출 사건을 거론, 『남조선 괴뢰들이 우리 공화국에 대해서뿐 아니라 상전의 나라에까지 가서 간첩행위를 일삼아 망신을 당하고 있다』, 『불순한 간첩질은 저들이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더욱이 이번에는 미국인의 간첩활동이 우리 국가안전기획부의 계획이라고 선전, 한미 이간전술을 구체화하고 있다. 로버트김 사건에 이어 이번 미국인 월경의 책임을 우리에 떠밀어 한미관계의 틈새를 넓혀 보자는 것이다. 여기에는 미국의 미지근한 자세도 한 몫을 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북한 평양방송은 4일에도 피랍 안승운 목사를 출연시켜 『중국 동북 3성에는 안기부 첩자들이 우글거리고 있다』 『안기부는 반공화국 모략의 총본산지』라는 내용의 방송을 하는 등 선전공세를 강화하고 있다.<김병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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