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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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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10.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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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음」(사)은 인간에게 남은 마지막 프런티어라고 한다. 인류는 지구상에 그 모습을 나타낸 후 지금까지 죽음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왔다. 노력과는 달리 우리가 얻은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기에 두렵고 죽으면 모든 것이 끝난다는 것 외에는. ◆이럴수록 인간은 죽음의 실체가 더욱 알고 싶어진다. 파고들면 들수록 결국 지금의 삶(생)이 소중하다는 결론에 도달할 뿐이다. 이 때문에 인간은 죽음에 이르면 생에 대한 미련과 후회가 남게 된다. 그러나 마음만은 더 없이 선해진다. 임종때 하는 말만큼 바르고 착한 말도 없다고들 한다. ◆미국에선 죽은 사람이 생전에 스스로 쓴 유료 부음기사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신문사가 불황을 타개하기 위해 마련한 이 부음기사의 내용은 대부분 「남편을 앗아간 아가씨에게 남깁니다. 용서해 드릴게요. 이젠 주님을 맞이하십시오」처럼 삶을 소중히 여기고 용서와 사랑이 넘쳐 흐른다. ◆우리나라에서도 환경단체 녹색연합이 펴내는 월간지 「작은 것이 아름답다」에도 「내가 지금 이 세상을 떠나야 한다면」이란 코너를 마련, 저명인사들의 사전유서를 싣기 시작했다. 역시 삶을 되돌아 본 후 소중한 인연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고 작별인사를 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처럼 인간이라면 누구나 삶을 소중히 여기는데, 묘하게도 강릉 칠성산 등지에서 자살하거나 사살된 무장공비에게선 인간의 삶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북한」이란 광신교집단의 비인간성만 그들의 죽음 위에 맴도는 듯하다. 그들에겐 최후의 발악이 유언이나 유서라는 생각이 든다. 보복을 다짐한 판문점의 폭언과 광기가 이를 입증해 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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