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과 뛰어난 약도 내성 생기면 속수무책/2차 약제는 효능 떨어지고 부작용 많아우리나라는 과거 결핵왕국이라는 오명을 들을 정도로 결핵이 만연했지만 62년 시작된 국가적 결핵관리사업 덕분에 이젠 거의 잊혀져 가는 질병으로 인식되고 있다. 5세이상 인구에서 95년 현재 결핵환자의 비율은 1%이하로 65년의 5.4%에 비해 엄청나게 줄어들었다.
그러나 국내엔 아직도 약 43만명의 활동성 결핵환자가 주위사람들에게 계속 전염시키고 있어 경계를 늦추면 다시 결핵이 번질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감염질환으로는 유일하게 10대 사망원인에 들 만큼 아직도 위험한 질환인 것이다. 뛰어난 효과를 보이는 항결핵제가 많이 개발되고 있는데도 왜 결핵감염의 사슬은 끊어지지 않는 것일까. 최근의 결핵균은 여러가지 항결핵제에 내성을 갖고 있어 단기화학요법으로도 잘 치료되지 않기 때문이다.
항결핵제는 크게 아이소니아지드 리팜피신 피라지나마이드 스트렙토마이신 가나마이신 등 1차약제와 에탐브톨 파스 사이클로세린 오플록사신 등 2차약제로 나뉜다. 1차 결핵약은 치료효과가 우수하고 부작용도 적어 주로 9개월 단기치료용으로 처방된다. 반면 2차 결핵약은 1차 결핵약에 비해 효능이 떨어지고 장기복용(2년)해야 하며 부작용의 빈도가 높고 가격도 비싸므로 1차 결핵약에 내성이 있거나 부작용이 있는 경우에만 사용한다. 항결핵제의 부작용은 소화장애 복통 발열 발진 등 가벼운 증세부터 간혹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는 간독성에 이르기까지 일반 항생제보다 부작용이 훨씬 크기 때문에 장기복용 환자에게 큰 부담이 된다.
특히 국내엔 B형간염 등 간질환이 많아 항결핵제에 의한 간독성의 발생이 외국에 비해 많은데다 1차 결핵약 대부분이 간독성의 위험이 있어 효과가 우수하면서도 간독성이 없는 항결핵제의 개발이 절실하다. 간질환이 있거나 약제에 의한 간독성이 심했던 환자에게 간독성이 없다고 판단되는 항결핵제는 국내에 불과 2∼3가지밖에 없다. 그나마 94년말부터 국내 제약회사들이 채산성을 이유로 생산을 중단한 상태다. 새로운 항결핵제를 개발하기 위한 노력이 진행중이지만 현재는 기존의 퀴놀론계 항생제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 결핵약은 신중하게 선택해 복용해야 부작용도 없고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결핵균도 생기지 않음을 다시 강조하고 싶다.<이종헌 삼성의료원 호흡기내과 과장>이종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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