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 보직제도 직원까지 확대/효율적 인사관리로 불황 맞서재계에 「인력리스트럭처링(Restructuring)」붐이 일고 있다.
명예퇴직 등으로 인력을 감축하지 않는 대신 관리직 인원을 영업직으로 재배치하고 순환보직제를 도입하는 등 효율적인 인력조정을 통해 불황을 타개하려는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경기침체로 수주량이 줄어들고 있는 해양사업분야 인력 2,000여명 가운데 800여명을 조선사업분야로 재배치하기로 하고 세부작업을 벌이고 있다.
현대중공업의 관계자는 『그동안 임직원들이 한 분야에서 오래 근무하면 타성이 붙어 다른 분야로 옮기는 것을 꺼리는 분위기였다』며 『그러나 불황이 심화하고 있는 이상 기업 전체의 효율을 위해 순발력있게 인력을 재배치하는 것이 감원하지 않고 불황을 타개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보고있다』고 말했다.
선경그룹은 선경인더스트리에 대해 명예퇴직제를 적용한 결과 남은 직원들의 사기까지 떨어지는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다는 판단에 따라 (주)선경 인력의 경우 한국이동통신이나 관계사로 인력을 재배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올들어 인력조정작업을 대대적으로 벌여 250여명의 본사 지원부서 직원 가운데 지난달말까지 150여명을 일선 영업부서로 재배치한 이랜드그룹은 본사의 전산업무지원시스템을 더욱 강화해 남는 인력을 영업부서에 추가로 재배치할 계획이다.
「영업을 거치지 않으면 이랜드에서 성장할 수 없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최근에는 지원부서 직원 가운데 자발적으로 일선 영업부서를 희망하는 직원이 급증하고 있다. 본사도 영업부서의 기능을 종전 단순한 업무연락·판매지원 등에서 예산안을 직접 입안·집행하고 상표까지 결정하는 권한을 부여하는 등 힘을 실어주려고 노력하고 있다는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삼성물산도 무역 유통 건설 자동차 등 4개사업부문의 지원부서 인력 700여명 가운데 20∼30%가량을 수출 및 내수영업부문으로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업들은 특히 이번 불황을 계기로 인력순환배치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모든 관리·지원분야 직원들이 일선 영업부서를 거치면서 피부로 불황을 접하고 돌파구를 모색토록 해 조직의 능률향상을 꾀하겠다는 것이다.
현대자동차는 7일부터 울산공장과 본사의 차장·과장급 300여명을 영업분야에 3∼6개월가량 전진배치하기로 하고 대상자 선발작업을 벌이고 있다. 정몽규 회장은 최근 판매부진에 따른 경영위기의 공감대 형성, 조직의 활력제고 등을 위해 이같은 대대적인 인력순환배치제도 도입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앞서 기아자동차는 영업부서를 거치지 않는 직원은 차장급 승진대상에서 제외키로 하고 올들어 185명을 일선 영업부서로 발령했다.
지난달 (주)신원 내수부문과 신원유통 신원기획 등 3개계열사 사장들의 직책을 서로 바꾼 「임원급 순환보직제」를 도입한 신원그룹은 곧 일반직원들에 대해서도 순환보직제를 확대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박정규 기자>박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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