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품질 뛰어나고 가격 저렴/기존 이동전화와 대혈전 예고차세대 통신의 대표주자인 개인휴대통신(PCS:Personal Communication System) 서비스가 다음달부터 뉴욕에서 시작된다. 뉴욕의 3대 PCS 사업권자 가운데 하나인 옴니포인트 커뮤니케이션사는 11월 중순부터 맨해튼을 비롯한 뉴욕시 전역에서 PCS 서비스에 돌입키로 했다. 나머지 사업권자인 스프린트 스펙트럼사와 넥스트웨이브 커뮤니케이션사도 올해말까지 PCS 업무에 합류할 계획이다. 우리나라에서는 98년으로 예정된 PCS 시대가 세계경제의 중심지인 뉴욕에서는 코앞으로 다가온 것이다.
미연방통신위원회(FCC)로부터 PCS 기술에 관해 최고의 평가를 받아 뉴욕의 선발업체로 뽑힌 옴니포인트사는 업무개시를 앞두고 마무리준비에 한창이다.
지난해 10월 PCS 전담반을 편성하며 총력전을 펼쳐온 이 회사의 요원들은 PCS용 네트워크를 구축하기 위해 맨해튼 빌딩숲을 누비고 있다. PCS는 기존 휴대전화(휴대폰)와 서비스방식은 비슷하지만 전파를 중계하는 안테나와 기지국을 촘촘히 설치해야 하기 때문이다.
맨해튼의 경우 옴니포인트사는 10블록마다 안테나와 기지국을 설치하고 있다. 건물에 따라서는 월사용료로 2,500달러를 제시하며 건물주와 막바지 협상중이다.
이 회사는 고층건물과 아파트등에 월평균 1,000달러의 사용료를 지불하고 각각 250개의 안테나와 기지국을 설치할 예정이다. 현재 이 작업은 80%이상 완료됐다. 존 그라트랜드(34) 옴니포인트사 홍보책임자는 『라이선스비 3억4,700만달러와 안테나 설치비등 모두 7억달러를 투자했다』며 『그러나 거대시장인 뉴욕에서 PCS 사업은 곧 엄청난 이익을 낳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투자가들은 옴니포인트사의 사업전망을 밝게 보고 있다. AT&T와 MCI 등 쟁쟁한 전화회사에 비해 그리 알려지지 않았던 옴니포인트사의 주가는 연일 상승중이다. 1월 주당 16달러에 공개된 이 회사의 주식은 현재 두배가량 오른 30달러선에 거래되고 있다.
특히 92년부터 옴니포인트사에 150만달러를 투자한 알렌 & 컴퍼니사는 서비스도 개시하기전에 이미 50배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그라트랜드씨는 『PCS는 가격 등 모든 면에서 기존 서비스보다 앞서기 때문에 연말까지 3만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고 장담했다.
미국의 3대 장거리 전화회사의 하나인 스프린트사 등이 공동투자한 스프린트 스펙트럼사도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스프린트 스펙트럼사는 옴니포인트사에 선발주자의 이점은 뺏겼지만 「스프린트」라는 높은 지명도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특히 미국의 대도시에서는 처음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워싱턴 DC 일대에서 PCS 업무를 하고 있는 이 회사는 「노하우」를 큰 무기로 삼고 있다. 이 회사는 분당 통화료가 35센트선인 기존 휴대전화보다 10∼40%의 할인된 가격으로 시장을 공략, 현재 워싱턴 DC에서 9만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한국의 포항제철과 LG그룹 등이 투자에 참여하고 있는 넥스트웨이브 커뮤니케이션사도 비교적 낮은 지명도와는 달리 PCS 사업에서는 미국 최대를 자랑한다.
이 회사는 뉴욕에 이어 미국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인 로스앤젤레스에서도 PCS 사업자로 선정될 만큼 뛰어난 기술과 노하우를 갖추고 있다.
이들 3사는 PCS 업무를 놓고 서로경쟁을 벌여야 하는 것은 물론 뉴욕의 기존 휴대전화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벨 애틀랜틱 나이넥스 모빌과 AT&T 와이어리스등 두 거대 회사와도 힘겨운 고객유치전을 치러야 한다. 기존 이동전화 고객을 PCS 에 뺏기지 않기 위한 양대 회사의 저항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특히 유수의 전화회사인 벨 애틀랜틱사와 나이넥스사가 94년 합작설립한 밸 애틀랜틱 나이넥스 모빌사는 출혈경쟁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
현재 뉴욕에서 380만명의 고객을 갖고 있는 이 회사는 통상 대당 150∼250달러인 PCS 전화기보다 3분의 1 가격으로 무선전화기를 제공하고 있다. 이 회사의 데니 스트리글 부사장은 『아날로그 방식이 대부분인 기존 서비스를 디지털 방식으로 전환하는 등 품질개선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파격적인 가격할인 등 PCS의 공세를 막기 위한 전략도 마련해 놓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기존 양대 회사의 자금력과 지명도가 PCS 3사보다 훨씬 뛰어나기 때문에 당분간은 이들 3사가 시장공략에 애를 먹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시간문제일뿐 2∼3년내에 시장의 판도가 급변할 것이라는 견해가 주를 이루고 있다. 서비스 개시부터 디지털 방식을 채택해 통화품질이 뛰어나고 가격도 저렴한 PCS의 매력에 뉴욕의 고객들이 이끌릴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PCS/개인마다 번호부여 1인1휴대전화 실현/이용자수 2002년엔 1,000만명 돌파 전망
개인휴대통신(PCS)은 개인마다 전화번호를 부여, 이를 통해 모든 통신 서비스를 통합운영하는 「1인 1휴대전화 시대」를 표방한다. 팩시밀리는 물론 컴퓨터까지 한 번호로 무선연결, 통신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다.
뉴욕에서 11월 서비스가 시작되는 PCS는 처음부터 디지털을 이용, 아날로그에 의존하는 기존 서비스에 비해 음질과 용량이 뛰어나다. 기존 휴대전화도 아날로그에서 디지털로 변환하고 있지만 3,700여만명에 달하는 미국 고객 대부분은 현재 아날로그를 이용중이다. 아날로그를 표준으로 설계된 기존 서비스는 디지털로 변환하기가 쉽지 않으며 변환후 품질이 오히려 아날로그보다 떨어질 수 있다. 또 기존 이동전화가 824∼849㎒의 주파수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PCS는 1850∼1990㎒의 주파수를 사용, 2배 이상 넓은 광대역 주파수를 쓰게 된다.
단지 PCS는 고속주행중에도 통화가 가능한 기존 서비스와는 달리 보행자용으로 개발됐다는 한계가 있지만 이 문제도 2000년께는 극복될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미국에서 PCS 이용자는 2002년께 1,000만명을 돌파하여 2년뒤인 2004년에 2,000만명을 넘어서는 등 고속성장할 것이라고 점치고 있다. 반면 기존 서비스는 2005년까지 5,000만명으로 늘어나지만 이후 현상유지 또는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인터뷰/뉴욕 첫 PCS사업 옴니포인트사 슈미트 사장/“현 이동전화 통화질 비해 너무 비싸/20%이상 싼가격으로 승부내겠다”
뉴욕에서 최초로 개인휴대통신(PCS) 업무를 시작하는 옴니포인트 커뮤니케이션사의 조지 슈미트 사장(53)은 『미국은 이제야 진정한 PCS 시대로 접어들게 됐다』고 강조했다. PCS는 이미 미국의 몇몇 지역에서 시행되고 있지만 최대시장인 뉴욕은 그만큼 상징성이 높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슈미트 사장은 『뉴욕의 기존 이동전화는 통화의 질에 비해 가격이 비싼 편』이라며 『PCS는 이들 단점을 보완, 질과 가격면에서 혁신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남자친구와의 통화가 도청돼 물의를 일으켰던 전 영국 왕세자비 다이애나의 예를 든 뒤 『그녀가 PCS를 이용했다면 이혼까지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뼈있는 농담을 했다. PCS는 기존 이동전화보다 신호가 짧은 대신 잡음이 없으며 도청도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PCS는 휴대용컴퓨터와 연계, 무선으로 팩시밀리 및 각종 정보의 송수신이 가능하기 때문에 재택근무 등 새로운 통신환경을 창조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멕시코등 해외에서도 이동전화 사업을 추진했던 그는 황금어장인 뉴욕시장 공략을 위해 대대적인 광고공세를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쟁사에 비해 옴니포인트사의 인지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업무가 시작되면 가격공세로 승부를 내겠다고 했다. 그는 『분당 통화료는 결정하지 않았지만 기존 서비스보다 20%이상 싼 가격이 될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슈미트 사장은 앞으로 치열하게 전개될 고객 유치전에 관해서는 『PCS 라이벌사와의 경쟁에서는 이미 승리했다』고 말했다. 엄격하기로 소문난 미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옴니포인트사를 선발업체로 선정한 자체가 앞선 기술을 인정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존의 이동전화 회사들도 엄청난 물량공세로 저항하겠지만 현명한 뉴욕 시민들은 PCS를 택하는 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하기도 했다.
옴니포인트사는 뉴욕시 외에 뉴저지, 코네티컷, 펜실베이니아주 등 동부의 5개주에서 PCS 사업권을 획득했다. 한국의 한솔그룹은 뉴욕 서비스에 옴니포인트사와 함께 참여하고 있다.<뉴욕=이종수 특파원>뉴욕=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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