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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의 아웃소싱(불황 이렇게 극복했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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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의 아웃소싱(불황 이렇게 극복했다:3)

입력
1996.10.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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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업무 위탁 “다이어트 경영”/대량감원 등 통해 경비절감 2년만에 흑자로미국 기업들은 90년대 침체기를 아웃소싱(OUT SOURCING)이란 첨단 「경영병기」로 극복했다. 아웃소싱은 회사업무의 일부를 떼내 해당업무에 관한 노하우와 전문인력을 갖춘 회사에 위탁, 대행토록 해 경비를 절감하는 다이어트경영기법이다.

미국 기업계에 아웃소싱 물결이 몰아친후 미국의 직장인들은 복도에서 낯선 얼굴을 마주치는데 익숙해졌다. 비서는 전문비서용역회사 소속이고, 전산부직원은 전산전문회사소속이다. 「내 회사」와 「남의 회사」를 구분짓는 경계선이 무너지고, 회사문을 닫아걸고 모든 것을 직접 처리하던 폐쇄형 경영시대가 막을 내리기 시작했다. 기업과 기업들이 아웃소싱관계로 거미줄처럼 얽히고 있다.

세계 컴퓨터산업의 공룡 IBM은 아웃소싱으로 체중을 절반가량 줄이고 적자경영에서 흑자로 전환하는데 성공했다. 미국 IBM은 아웃소싱을 통해 86년 40만명에 이르던 직원을 22만5,000명선으로 감축했다. 삼성 현대그룹만한 기업이 통째로 없어진 셈이어서 미국의 고용문제에 상당한 부담을 안겨주긴 했으나 93년 81억달러에 달하던 적자가 94년 30억달러 흑자, 95년 42억달러의 흑자를 내기 시작했다.

IBM이 아웃소싱에 들어간 것은 92년부터. 대형기기의 판매부진에 따라 최초로 적자를 기록한 이듬해였다. 그때까지 IBM은 비서 1인당 인건비가 연간 5만6,000달러에 달했다. 그러나 인력회사가 파견한 비서들에게 드는 급료는 연간 4만1,000달러로 인력회사에 지급하는 수수료(1인당 2,500달러)를 빼도 연간 1만2,500달러가 절감됐다. 출장정산과 전화교환 등도 인력회사에 맡겨 종전에 3,750명의 정사원을 채용해야 했던 업무를 3,000명의 파견사원으로 충당하고 있다. 이로써 연간 6,000만달러를 절약하고 있다. 인사 보험·연금사무 비서 사내정보시스템운용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아웃소싱이 시행되고 있다.

미국 조사기관인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95년 6월 현재 아웃소싱을 실시하는 미 기업은 전년(27%)에 비해 크게 늘어 45%에 달했다. 복사기기생산업체 제록스사는 정보시스템의 운영·관리를 아웃소싱전문기업인 일렉트로닉데이터시스템(EDS)에 10년간 무려 32억달러를 내기로 하고 위탁했다. 심지어 세계 최대 개인용컴퓨터(PC) 생산업체인 미국의 컴팩컴퓨터도 지난해봄 일부 저가 PC의 개발·제조부문을 떼내 대만의 한 기업에 맡겼다. 단순히 인건비 절감을 위한 것이 아닌 신제품 개발·제조에 소요되는 시간을 벌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아웃소싱도 만능은 아니었다. 컴팩의 경우 일본 시티즌에 랩탑PC의 하청을 주었다가 큰 낭패를 봤다. 생산·원가·품질에서 하자가 발생했다.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는 단점이 발생한 것이다. 컴팩은 결국 자사직원을 시티즌에 파견한데 이어 아웃소싱업체를 감독하는 별도의 경영그룹을 만들기도 했다. 아웃소싱은 제품이 잘못됐을 때 책임을 가리기가 어렵다. 미·일 자동차업체들이 지난해 800만대의 자동차를 리콜한 사건이 대표적인 일이다. 조악한 안전벨트를 만든 것은 하청업체였지만 모든 비난은 자동차업체들에 쏟아졌다.

따라서 미국기업들의 다이어트경영기법인 아웃소싱도 무분별한 감원경영의 수단으로 이용됐을 때 부작용이 심각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미국 경영자협회 조사결과 감원을 실시한 기업 1,000개사 가운데 반수이하만이 감원후 이윤이 증대한 것으로 나타난 것도 이를 입증한다.<유승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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