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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통로 가려진 비상구/록카페 참사 원인·문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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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은 통로 가려진 비상구/록카페 참사 원인·문제점

입력
1996.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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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세업소 정기소방점검 제외 “안전 사각지대”/스티로폴 등 인화성 내장재 대형참사 불보듯29일 밤 불과 15분만에 11명의 사망자를 낸 신촌 록카페 「롤링스톤스」 화재참사는 업주의 안전의식 부재, 제도적 규제 미비 등 안전불감증이 빚은 참사였다.

지하 1층에 위치한 록카페는 15평 정도의 좁은 공간에 6개의 테이블이 빽빽히 들어차 있고 카운터에도 레코드판 1천여개가 벽면 가득히 꽂혀있어 2∼3명이 비켜 지나기에도 어려울 만큼 구조가 비좁았다. 폭 1m 남짓한 출입구 외에 건물 뒤쪽으로 비상구가 있었지만 테이블을 무리하게 배치해 거의 폐쇄되다시피 돼있었다. 강제로 테이블을 밀어젖히고 비상구로 나가려해도 폭 1m, 높이 1.2m에 불과한 「탈출구」는 어른이 허리를 굽혀야만 겨우 지나갈 수 있을 정도였고 비상구를 알리는 표시도 대형 스피커에 가려있었다.

불길에 약한 내장재도 대형 사고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카페 내부시설이 목재인데다 전체 벽면은 인화성이 강하고 불에 탈 경우 유독가스를 내뿜는 스펀지 방음재로 돼 있었다. 불이 붙은 스펀지에서 나온 유독가스는 좁은 공간을 순식간에 메웠고 손님들을 질식상태로 몰아 넣었다. 물론 카페에는 소화기조차 제대로 구비돼있지 않았다.

더욱이 화재가 난 롤링스톤스와 같은 영세유흥업소는 정기소방검사 대상에서 제외돼 있는 등 소방검사 및 설비에 대한 법적 규제조차 받지 않는 「사각지대」였다. 이 때문에 록카페 등 영세유흥업소는 방화관리자를 두거나 비상경보시설, 방염내장재를 갖춰야 할 의무조차 없어 손님들은 그야말로 안전 무방비 상태에서 여흥을 즐기고 있는 것이다.

소방법상 정기소방검사는 건물 연면적 4백㎡이상, 지하층이 1백50㎡이상인 경우로 대상이 제한돼 있어 영세규모로 운영되는 대부분의 록카페는 제외된다. 사고가 난 록카페도 면적이 62.2㎡에 불과해 지난해 12월 영업허가를 받은 후 한번도 소방안전점검을 받지 않았다. 더욱이 노래방, 단란주점, 비디오방 룸살롱 등의 경우도 1백㎡이상인 업소만 정기 소방검사를 받고 인화성이 떨어지는 내장재를 사용토록 돼 있어 롤링스톤스와 같은 1백㎡미만 유흥업소중 상당수는 스티로폴이나 스펀지 등 값싼 재료를 내장재로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재료는 인화성이 강해 비상구와 유도 등 같은 대피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업소에서 화재가 날 경우 「롤링스톤스」와 같은 대형참사가 불보듯 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정진황·김경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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