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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친­중국 대만의 이산가족 찾기」(TV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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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친­중국 대만의 이산가족 찾기」(TV평)

입력
1996.10.0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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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혈육·고향의 의미 되새긴 적절한 특집/상봉 기쁨 넘어 이산의 아픔까지 조명 우리현실 곱씹게명절이면 가슴 한켠이 서늘해지는 이들이 있다. 북에 가족을 두고온 사람들이다. 그들의 소망은 오로지 하나, 고향의 흙냄새를 맡고 피를 나눈 혈육을 만나는 것.

KBS1이 일요일 아침(29일) 방영한 「탐친―중국 대만의 이산가족 찾기」는 시청자에게 혈육과 고향의 의미를 다시 생각케 한 시의적절한 특집이었다. 이 프로는 상봉의 기쁨을 전하는데 그치지 않고 이산의 세월이 가져온 아픔까지 조명함으로써 우리의 현재와 미래를 차분하게 짚어보게 했다.

탐친. 우리 말로는 혈육 찾기이다. 중국과 대만은 87년부터 이산가족의 탐친을 허용해 지금까지 800만여명이 양측을 오갔고 1억통이 넘는 편지와 6,000만여통의 전화통화가 이뤄졌다고 한다.

이 프로는 그중 세가지 예를 뽑아 그들의 탐친에 동행하고 있다. 「일흔 두살의 귀향」은 국공내전 때 국민당과 함께 대만에 건너간 유상서노인의 귀향을 다뤘다. 유씨는 그동안 푼푼이 모은 돈을 눈 먼 형을 봉양하라며 조카들에게 전해왔다. 그러나 그 돈이 형을 위해 쓰인 것 같지 않아 야속하다. 진심이 배신당한 것 같기 때문이다.

「아버지와 아들」에서는 대만에서 새로 일가를 이룬 아버지(78세)를 찾아나선 아들 경량성씨(57세)의 이야기를 다뤘다. 그는 아버지 때문에 반동분자의 가족으로 몰려 초등교육도 받지 못했다. 아버지보다 더욱 늙어 보이는 그가 아버지를 원망하며 쓸쓸해하는 모습은 눈시울을 뜨겁게 했다.

마지막편인 「잎은 떨어져 흙으로 돌아가고」는 본토에 두고온 아내를 그리다가 90세가 넘어서야 귀향해 자신의 손으로 아내를 묻고 죽음을 기다리는 101세 노인의 이야기이다. 북경(베이징)시 인근의 서민 아파트에서 손주며느리의 보살핌을 받고 있는 그는 속절없이 흘러 버린 젊은 날에 대한 회한도 잊은 채 고향의 푸근함에 마냥 젖어 있다.

이 프로는 탐친 개시 이후 10년 가까이 흘렀지만 분단으로 인한 갈등의 골이 아직 메워지지 않았음을 보여 주었다. 혈육에 대한 정을 돈으로 표시할 수밖에 없는 유씨나 잘사는 아버지의 나라에서 오히려 소외감을 느끼는 경씨, 죽음의 자리를 찾아 들어간 노인의 모습은 가까운 이웃의 이야기 같다.<김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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