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전 목적이라면 「얌전한 도주」 안했을 것/상대적 취약 동부전선 초전무력화 전략 추정국방부는 강릉의 무장공비 침투목적을 「제2·제3의 군사도발을 겨냥한 전투정찰행위」라고 규정했다. 국방부가 말한 제2·제3의 군사도발이란 사실상의 정규전을 상정한 것이다.
테러·게릴라전·요인암살 및 납치 등 비정규전이 목적이었다면 은밀히 활동할 필요도, 발각후 「얌전히」 도주할 이유도 없었다는 것이 군당국의 분석이다.
그동안 분분히 제기됐던 남한사회 내부교란을 노린 대규모 침투라는 시각을 군은 공식적으로 완전 배제했다.
국방부는 무장공비가 더 큰 도발을 하기 위해 사전에 전투정찰을 하다가 잠수함이 좌초되는 바람에 이 계획이 탄로났다고 보고 있다.
군은 공비들이 ▲비행장·항만·레이더기지 등 주요시설 정탐 ▲차후 중대한 대규모 도발을 시도하기 위한 사전계획 수립 및 가능성 탐지 ▲잠수함 등을 이용한 대량 침투방법 시험 및 여건 확인 등을 노렸을 것으로 파악했다.
「정규전」은 미국의 증원군이 한반도에 도착하기 이전인 5∼7일내에 적화를 완수한다는, 북한의 「5∼7일 작전계획」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것이 군의 시각이다. 공비들은 이를 위해 공격진로 개척과 남침계획 수정 및 보완 작업의 임무를 띠었을 것으로 군은 보고 있다.
강릉비행장 일대는 이미 알려질대로 알려져 정찰 가치가 별로 없지 않느냐는 시각에 대해 군관계자들은 『일상적으로 알려진 사실과 구체적인 정보수집은 전혀 별개의 사항』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강릉비행장을 중심으로 한 군사시설은 북의 입장에선 전시에 근접 항공지원을 하면서 무력화시킬 가치가 충분한 곳일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태백산맥을 중심으로 동부전선은 서부전선에 비해 전략적 가치가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서부전선에는 수도권 방어를 위한 주병력이 집결돼 있다. 특히 문산축선과 철원축선의 양대 접근로는 종심방어 개념에 따라 대단히 정치한 방어막이 구축돼 있다.
반면 동부전선, 특히 강릉을 포함한 동해안 지역은 우리 군의 상대적 취약지역이다.
이는 우리가 비중을 두는 것 이상으로 북이 이 지역에 비중을 둘 수 있음을 역으로 반증한다. 다시말해 정규전시 동해안을 초전에 무력화시켜 수도권 작전에 타격을 입히는 계획을 세울 수 있다는 뜻이다. 우리 군으로선 6·25때 766유격대가 강릉에 침투해 후방을 교란하면서 북이 파죽지세로 밀고 내려왔던 아픈 경험이 있기도 하다.<홍희곤 기자>홍희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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