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자민당이 드디어 가면을 벗고 우익성향을 공식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일 실시되는 중의원선거에 독도를 비롯, 센카쿠열도(중국명 조어도)와 북방 4개섬이 일본영토임을 당의 선거공약으로 내세우기로 했다. 이것도 부족, 야스쿠니(정국)신사 참배까지 포함시키기로 했다는 보도다.자민당의 우익 보수성향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이같은 선거공약은 단순히 선거만을 위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렇지 않아도 하시모토(교본룡태랑)정권은 집권후 이런 성향의 도를 더해왔는데 이번엔 선거를 빌미로 이를 공식화 및 기정사실화하려고 노리고 있다. 이는 동북아안정을 위해서도 대단히 바람직스럽지 않은 일이다.
이번 선거는 21세기를 앞두고 일본을 이끌고 나갈 정권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국내외의 관심을 끌고 있다. 세계 각국은 세계평화는 물론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는 정권이 탄생하길 고대하며 지켜보고 있다. 기대와는 달리 경계의 눈초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
소선거구 및 비례대표제로 실시되는 이번 선거는 어느 정당도 의석의 과반수 획득을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아무리 선거상황이 어렵다고 하더라도 이웃나라와 이해관계가 미묘하게 얽혀 있는 영토문제까지 선거공약으로 내세우려는 집권여당인 자민당의 양식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일본은 기회만 있으면 독도문제를 외교현안으로 등장시키고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기정사실화하려고 꾀해 왔다. 센카쿠열도 문제가 뜨거운 감자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 독도를 슬쩍 끼어넣어 공론화하려는 기도는 비열함마저 느껴진다. 거듭 밝히지만 엄연한 한국영토인 독도는 외교현안이 될 수 없다.
독도문제나 일본 우익의 상징인 야스쿠니신사 참배는 지금까지 한일우호관계에 아무런 보탬이 되지 않았다. 또다시 이를 집권여당의 선거공약으로 확정짓는다면 한일관계는 물론 일본과 주변 여러나라와의 관계는 걷잡을 수 없는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될 것이다.
이처럼 결과가 뻔히 내다보이는 사항을 자민당이 굳이 선거공약으로 고집하는 것은 오만이자 도전이다. 우려했던 옛 군국주의 망령이 부활의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할 것이다. 옳다고 할 수 없는 국민감정을 자극해 선거에서 이기려는 전략은 이를 전제로 했다고밖에 볼 수 없다.
자민당은 21세기에 대비해 경제대국 일본이 나가야 할 방향을 올바르게 제시해야 한다. 전후처리를 말끔히 매듭짓고 세계평화와 동북아 안정을 위해서 일본이 취할 자세가 어떠한 것이어야 하는가를 거시적으로 살펴야 한다. 이를 위해서도 독도가 일본영토라는 억지 주장이나 군국주의 망령에 사로잡힌 야스쿠니신사 참배같은 근시안적인 선거공약을 마련해서는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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