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 네탄야후 강경책에 불만 누적/회교사원 지하터널 개통서 “폭발”/이,외교고립 탈피위해 일단 화해모색이스라엘이 예루살렘 회교사원 지하쪽으로 터널을 내면서 촉발된 유혈사태에 대해 빌 클린턴 미 대통령이 29일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간 평화정상회담을 중재하고나서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쪽으로 가닥이 잡혀가고 있다.
이번 사태는 24일 이스라엘이 동예루살렘의 통곡의 벽에서 알 아크사 회교사원 쪽으로 지하터널을 개통한 데 대해 팔레스타인 주민들이 항의시위에 나서자 이스라엘군이 이를 강경진압하는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63명 등 모두 70여명이 숨져 30년내 최악의 팔레스타인 유혈사태로 평가되고 있다. 이스라엘측은 67년 중동전 이후 처음으로 요르단강 서안과 가자지구에 탱크와 무장헬기까지 배치하는 등 표면상 강경자세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그러나 아랍국가들은 물론 유럽연합(EU)이 이스라엘측을 비난하고 나선데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까지 원상복귀와 평화협상재개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하는 등 벤야민 네탄야후의 이스라엘 정부는 사면초가에 몰렸고 결국 클린턴 대통령의 제의를 피할 수 없게 된 것이다. 11월 5일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있어 미국은 이번 안보리 투표에는 기권했지만 이스라엘을 언제까지 두둔만 할 수 없는 형편이었다. 특히 클린턴 대통령으로서는 가장 큰 외교적 성과의 하나로 꼽아온 중동평화 정착이 심각한 위협에 처하자 네탄야후 총리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대통령)과의 정상회담 개최를 추진, 돌파구를 찾으려하는 것이다.
이번 사태는 5월 출범한 네탄야후 정권이 그동안 보여온 비타협적이고 오만한 대팔레스타인·아랍정책이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93년 오슬로평화협정에서 약속한 헤브론 철수는 질질 시간만 끌면서 유대인 정착촌 건설은 확대하고 또 취임 100일이 지나도록 팔레스타인과의 후속 회담 재개에는 전혀 성의를 보이지 않는 행태가 팔레스타인인들의 분노를 샀다는 얘기다.
네탄야후―아라파트 회담의 결과가 어떻게 나타날 지는 알 수 없지만 이번 사태가 중동평화정착에 분수령을 이루게될 것만은 확실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이광일 기자>이광일>
◎유혈불씨 고대 터널/이,중동전이후 발굴… 회교사원 통과로 갈등
이스라엘이 새로 개통함으로써 팔레스타인과의 유혈충돌을 야기한 예루살렘의 고대 지하터널은 유대교 성지인 통곡의 벽에서 회교구역으로 깊숙이 들어가 알 아크사 회교사원 아래를 통과하는 길이 400m의 터널이다.
2,500년전 이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이 터널은 67년 중동전 이후 발굴이 시작돼 대부분의 구간이 일반인들의 접근이 가능했으나 이번에 회교사원 구역에 새 입구를 낸 것이다. 터널 구간은 유대교 경전에 유대교 성전이 있던 곳으로 돼 있으나 알 아크사 사원이 회교 3대 성지의 하나여서 양측이 서로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다.
이스라엘측은 이 터널이 통곡의 벽 지하 유적들을 관람하는 관광객들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팔레스타인인들은 예루살렘을 유대화함으로서 예루살렘 최종지위 협상에서 우선권을 확보하려는 음모라고 비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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