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세기 후반 교향곡·교회음악 작곡 거장/100주기 맞아 「테데움」·「교향곡 3·8번」 등 제작19세기 후반을 대표하는 작곡가의 한 사람인 안톤 브루크너(오스트리아·1824∼1896)의 100주기를 맞아 그의 음악세계를 조명하는 기념음반이 잇달아 나오고 있다.
EMI는 프란츠 벨저뫼스트의 지휘로 「미사 3번 바단조」와 「테데움」을 한 장에 담은 음반과 로저 노링턴이 지휘한 「교향곡 3번」등 2종을, 도이체그라모폰은 주세페 시노폴리가 지휘한 「교향곡 8번」을 각각 내놓았다. 11월에는 그의 교향곡 중 느린 악장만 모은 「브루크너 아다지오」가 데카에서 선보인다.
브루크너는 19세기 후반 교향곡과 교회음악의 정상을 차지하는 대작곡가이지만 대중적 인기는 별로 없다. 그와 함께 후기낭만파의 중심인물로 꼽히는 리하르트 바그너(1813∼1883), 구스타프 말러(1860∼1911)를 듣는 애호가들도 브루크너는 어렵다고 말하는 경우가 많다. 그의 작품은 음악적 표현의 장대·복잡화로 요약되는 후기낭만파의 일반적 특징 외에 종교적 정열의 강한 향기를 풍긴다.
특히 브루크너의 「테데움」(「주 찬미」라는 뜻)은 압도적인 강렬함으로 다가온다. EMI의 이번 음반 제작에는 30대의 젊은 지휘자 프란츠 벨저뫼스트가 지휘하는 런던필과 린츠 모차르트 합창단, 소프라노 제인 이글렌 등이 참여했다. 뵐저뫼스트는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 오이겐 요훔, 클라우스 텐슈테트등 브루크너 해석에 정통한 독일·오스트리아계 지휘자대열의 신참이다.
노링턴이 지휘한 「교향곡 3번」은 정격연주에 의한 최초의 브루크너 녹음이다. 정격연주는 오늘날과는 달리 작곡 당시의 악기, 편성, 연주법에 따라 작품을 재현하는 것을 일컫는다. 바로크를 넘어 고전(하이든, 베토벤), 낭만(베를리오즈), 후기낭만(바그너)까지 정격연주의 영역을 계속 확장·개척해온 그는 이 작품으로 브루크너에 도전했다. 78년 그가 만든 정격연주단체 「런던 클래시컬 플레이어즈」가 연주했다. 노링턴은 흔히 완고한 경건주의자로 느껴져온 브루크너의 좀 더 인간적인 면모, 곧 소박함과 유머를 이 음반에서 보여주려 했다고 밝히고 있다.
시노폴리 지휘로 제작된 「교향곡 8번」은 그가 독일 드레스덴국립교향악단과 진행 중인 브루크너 교향곡 전곡(1∼9번) 녹음작업의 하나이다. 이 작품은 브루크너 최대의 걸작이다. 시노폴리는 최근의 브루크너 해석에 있어 귄터 반트, 다니엘 바렌보임과 더불어 가장 주목할 만한 지휘자로 꼽힌다.<오미환 기자>오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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