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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정보 「이시대의 좋은소리」 상임이사 김옥조 교수(한국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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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성정보 「이시대의 좋은소리」 상임이사 김옥조 교수(한국인터뷰)

입력
1996.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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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외이웃 함께한 4년 큰 보람”/하루 5,000∼2만명 이용 쇄도… 하와이 지부 11월 개통/어려운 이들에 통화료 받을 수 없어 무료 서비스 계속/이제 감당하기에 너무 커져 사회 넘기고파「이 시대의 좋은 소리」라는 음성정보 서비스가 큰 호응을 얻으며 이용자가 계속 증가하는 가운데 11월부터는 하와이에까지 서비스를 확대하게 된다. 전화와 PC로 기독교 복음과 문화계 소식을 전하고, 청소년 미혼모 노인 장애인 약물중독자들의 친구가 되고 있는 「이 시대의 좋은 소리」는 92년 어머니의 유지를 받들려는 3남매의 힘으로 개통된후 무료 정보제공을 고집하며 어렵게 사업을 키워왔다. 상임이사직을 맡고 있는 김옥조 교수(이화여대 미대 도예과)를 만나 그들의 사업에 대해 들어본다.

□대담=장명수 편집위원

―「이 시대의 좋은 소리」를 설립하게된 동기, 음성정보 서비스로 사회사업을 하게된 배경이 궁금한데 설명해 주세요.

『저의 어머니(박봉희씨)는 많은 고생을 하며 우리 3남매를 키우셨는데 두 아들(김동주, 김동수)을 따라 미국에 가서 사셨어요. 외딸인 제가 프랑스에서 귀국하자 어머니도 서울에 오고싶어 하셨지만, 귀국을 일주일 앞두고 심장마비로 갑자기 돌아가셨지요. 어머니를 위해 형제들이 서울에 마련했던 집을 어떻게 처리할까 의논하다가 우리는 기독교 신앙이 깊었던 어머니가 기뻐하실 일을 하자고 약속했어요. 미국에서 컴퓨터 관련 사업을 하고 있는 오빠가 「우리나라에도 음성정보 전화(700국)가 곧 보급될텐데 상업적으로만 흐를 우려가 있으니 좋은 일에 700국을 이용하는 선례를 만들 겸 전화로 복음을 전파하자」고 제안했어요. 88년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음성정보 서비스란 말이 생소했는데, 어머니의 집을 판 5억원을 투자하여 전화 250회선과 컴퓨터 등 시설을 마련했지요』

―개통 6개월만에 전화요금을 안받는 무료서비스로 전환했는데, 다른 재정 지원이 있었습니까.

『아무런 지원도 없고 사정이 매우 어려웠지만 그런 결정을 내렸지요. 장애인 전화와 노인 전화를 자주 이용하는 사람들의 가족으로부터 거센 항의 전화가 오기 시작했거든요. 왜 이런 전화를 만들어서 자기집의 전화요금이 많이 나오게 하느냐는 거예요. 사회로부터 소외당한채 전화를 통해 위안을 받으려는 장애인과 노인들이 가족의 눈치를 봐야 하는 현실을 생각하니 돈을 받을 수 없었어요. 이런 좋은 사업을 시작했으니 운영비는 사회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 있으리라는 낙관적인 생각도 했지요.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고, 계속 빚을 질 수 밖에 없었어요』

―복음을 전파하는데 교회들이 돕지 않았습니까.

『처음에는 천주교와 개신교의 좋은 말씀을 함께 전하려고 했어요. 그러나 두 종교와 같이 일하기는 어려워서 개신교만 대상으로 하게됐는데, 역시 쉽지 않았어요. 어떤 목사님의 설교를 앞번호에 두느냐는 문제로 약속했던 지원을 취소하는 교회도 있었으니까요. 소망교회의 곽선희 목사님은 94년부터 매달 300만원씩 도와주셨고, 법인을 설립할때 이사장직도 맡아 주셨어요. 명성교회, 여의도 순복음교회, 인천순복음교회, 미국 휴스턴의 평안교회도 도움을 주셨지요. 교회들은 자체사업에 바빠서 다른 일을 도울 여유가 없는 것 같아요』

―누가 이 일을 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까.

『이 일은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우리 형제들이 자진해서 시작했기 때문에 누구에게 도와달라고 청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러나 지금 누구든지 전화 다이얼을 돌려 「이 시대의 좋은 소리」를 들어보면 그것이 청소년 장애인 노인 미혼모 약물중독자 등에게 얼마나 좋은 친구이며 문제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를 아실거예요. 그것은 복음과 정보, 시와 음악, 명상과 위안을 주는 오아시스고, 작은 방송국이에요. 또 누구든지 한국통신에 알아본다면 「이 시대의 좋은 소리」가 지금까지 무료로 서비스해온 비영리 단체임을 알 수 있어요. 이렇게 좋은 일이라면 누가 시작했든 국가나 사회나 기업이 도와줄 수 있겠지요. 그러나 모든 분야가 좋은 뜻 나쁜 뜻으로 꽉 짜여있어서 선의에 호소하여 뚫고 들어간다는 것은 낙타가 바늘구멍 들어가는 것처럼 어려워요. 금년에 문체부에서 1,000만원, 서울시에서 1,900만원을 지원받았는데, 처음으로 국가에서 인정받았다는 것이 너무나 기뻤어요. 대기업의 복지재단들은 늘 광고를 내지만 신청하면 잘 안되더군요』

―단골 이용자들은 얼마나 됩니까.

『사회와 가족으로부터 소외당한 노인과 장애인, 고민거리를 가진 청소년등이 우리의 단골 손님들인데 매일 5,000∼2만명의 전화가 옵니다. 일반인들 중에도 매일 맑은 물을 마시듯 좋은 말을 듣고 싶어서 전화를 건다는 단골 손님들이 많아요. 더 많은 전화를 받을 수 있는 시설을 갖추고 있지만, 아직도 홍보가 부족하지 않나 느끼고 있어요. 전화를 거는 사람들은 우리의 도움을 절실하게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운영에 어려움을 겪다가도 이용자 숫자가 늘어나는 것에 큰 보람을 느끼고 있지요』

―하와이에 지부를 설립하는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하와이의 최지애 목사님(66)이 교포와 청소년, 특히 일하러 온 한국 여성들을 위해 이런 사업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일을 추진하고 있는데, 11월에 개통하게 됩니다. 지상의 낙원이라는 그곳에 유흥업이 번창하여 병들고 방황하는 여성과 청소년이 날로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 그 분의 걱정이지요. 중국의 연변지역 등에도 이런 사업이 필요하다는 분이 있는데, 우리는 누구나 무료로 사회사업을 할 분이라면 우리의 프로그램을 제공할 용의가 있어요』

―그동안 어떤 점이 가장 어려웠습니까.

『자기돈으로 사회사업을 벌였다니 수상하다는 시선, 종교와 교회들의 높은 벽, 정부부처의 꽉 닫친 문을 두드리기가 가장 어려웠어요. 법인인가 신청을 하는데, 전화관련이니 정보통신부로 가라, 전파와도 관련이 있으니 공보처로 가라, 사회사업이니 보건복지부로 가라, 청소년 상담이 많으니 문체부로 가라는 식으로 쫓겨다니다 보니 2년이 걸렸어요. 그래도 많은 분들이 도와주셔서 오늘까지 왔어요. 정근모 전 과기처장관님, 곽선희 목사님, KBS, 이화여대의 기도모임 등에 이 기회에 감사를 드리고 싶어요』

―이 사업을 어떻게 끌고 갈 생각입니까.

『저는 이제 「이 시대의 좋은 소리」를 사회에 넘기고, 흙을 빚는 저의 일로 돌아가고 싶어요. 그동안 교수가 왜 이런 일을 하느냐는 지적을 많이 받았지만, 저는 사실 교수나 예술가나 지식인이라면 어떤 형태로든 사회에 참여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있어요. 그러나 이제는 이 일이 너무 커졌고, 누군가 더 발전시키지 않으면 안될 단계에 왔어요. 이제 「이 시대의 좋은 소리」를 명실상부한 사회의 것으로 돌리고 싶다는 것이 제 희망입니다』

□약력

△66년 이화여대 미대 졸업. 프랑스 국립고등공예 미술학교 졸업. 프랑스 국립 7대학 박사과정 수료

△83년 프랑스 문화부의 작품 소장작가로 선정. 프랑스 문화부에서 영구임대 아틀리에 제공

△87년 이화여대 교수

△92년 「텔레 복음」설립. 95년 「이 시대의 좋은 소리」로 이름을 바꿔 법인 설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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