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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2명 포위망 탈출 가능성/무장공비 침투­잔당 어디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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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2명 포위망 탈출 가능성/무장공비 침투­잔당 어디있을까

입력
1996.09.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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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선 “아직 칠성산 주변 은신”/공작조 외 일부 자폭·피살 추정도무장공비 잔당 소탕작전이 25일로 사흘째 소강상태다.

군수색대는 이날 상오 칠성산 부근 동남쪽 망기봉 일대에서 공비로 추정되는 3명을 발견, 4개 사단 병력과 무장헬기를 대거 동원해 정밀 수색작전을 폈으나 별다른 전과를 올리지 못했다. 침투공비 26명중 도주중인 잔당은 부함장이자 안내원인 유림(38·소좌)과 전투원 이철진(28·소위), 추가승선자 김영일(27·상위) 및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20대 공작원 2명 등 모두 5명.

군당국은 지금도 이들이 초기 포위망을 벗어난 것은 아니라고 추정하고 있다.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공작원 2명의 경우 함께 행동한 것으로 추정되는 공작조장이 19일 잠수함 좌초지점 부근인 청학산에서 사살됐다는 점을 들고 있다. 안내원 등 나머지 3명도 22일 안내원 김윤호(36·대위)가 칠성산 계곡에서 사살된 점으로 미뤄 칠성산 주변에 은신해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 25일 아군에 포착된 3명이 바로 이들일 것이라는 게 군당국의 분석이다.

그러나 주간에는 저인망식 수색이 계속되고 야간에는 거미줄식 매복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잔당이 걸려들지 않고 있어 이들중 일부가 이미 작전지역을 벗어났다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이같은 주장의 근거는 22일 함장 정용구(42)와 전투원 김윤호(36)가 사살된 곳이 칠성산 기슭 35번 국도 바로 옆이었다는 점이다. 35번 국도는 태백산맥으로 이어지는 초입으로 군수색대가 1차 차단선의 마지노선으로 구축하고 있는 지점이다.

고도의 침투훈련을 받지 않은 잠수함 함장과 승조전투원인 이들이 군수색대의 사활을 건 수색을 피해 이곳까지 왔다면 신원미상의 숙달된 전문 공작조 2명은 이미 칠성산 일대를 훨씬 벗어나 내륙 깊숙이 달아났을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이들은 3일 앞선 15일 이미 침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전문 공작조 2명은 처음부터 승조원 등과 동행월북을 시도하지 않고 계획대로 시가지 등으로 잠입, 숨어있다가 임무를 완수한 후 그동안 해온 것처럼 교체 정찰조를 태우고 침투할 잠수함을 타고 귀환할 가능성도 있다.

또 하나의 가능성은 일부 잔당의 군수색대 포위망안에서의 자폭. 전문공작조 2명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은 계속되는 추적에 지쳐 도주를 포기한채 기밀유지 등을 위해 산속 깊숙한 곳에서 독약앰풀 등으로 자살했을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잔당중 일부가 아군과의 교전으로 중상을 입은 뒤 비트(비밀아지트) 속에서 사망한채 발견되거나 영원히 묻혀버릴 가능성도 없지 않다. 이같은 여러가지 상황을 종합할때 잔당중 적어도 2명 이상은 군수색대 포위망을 뚫고 달아났을 가능성이 높으며 26일부터 추석연휴가 시작되는 점을 감안하면 소탕작전은 당분간 소강상태를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전망이다.<강릉=특별취재반>

◎이광수 진술 정리해보면/공비숫자 등 사실 확인/잠수함무장부분 틀려/침투목적 신분상 알기 어려워

군의 소탕작전이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생포공비 이광수(31)의 존재가치가 더욱 뚜렷이 부각되고 있다. 이번 사건의 머리와 꼬리를 말해줄 유일한 생존자가 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이광수가 한 진술을 정리해 본다.

18일 하오 생포된 이광수는 당초 잠수함 승선인원이 20명이며 전원 인민무력부 정찰국 소속이라고 진술했다. 또 기관고장으로 표류하다 강릉 앞바다에 좌초했을 뿐 침투목적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소속에 관한 진술을 빼고는 모두 거짓이었다.

이광수가 군 등 관계기관으로 구성된 합동신문조의 끈질긴 설득과 회유에 심경변화를 일으킨 것은 19일 하오부터. 그전까지는 『원래 잠수함 인원은 20명이지만 이번에는 특수목적 때문인지 더많은 인원이 승선했다』고 말했다가 『착오였다. 원래 말했던대로 20명이 맞다』고 오락가락했다. 잠수함의 출발항구와 날짜, 행선지 등에 관해서도 말바꾸기를 계속했다. 이광수는 그러나 동료공비 11명이 떼죽음 당한 사진을 보고 마음을 바꾸었다.

이후 이광수가 진술한 침투공비의 숫자 26명은 일단 사실로 확인됐다. 잠수함 함장과 안내원 등을 사살한 뒤 확인결과, 이광수가 진술한 인상착의와 정확하게 일치해 진술의 신뢰성은 더욱 높아졌다. 21일밤 서울로 압송된 이광수는 안기부를 주축으로 한 합동신문조의 조사에 순순히 응하고 있다. 진술내용도 거의 대부분 사실로 추정된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하지만 사실과 틀리거나 확인이 어려운 부분도 상당수 있다.

이광수의 진술중 지금까지 확인된 사실과 가장 크게 어긋나는 부분은 잠수함 무장 정도. 이광수는 잠수함에 1백7㎜방사포와 기관총, 어뢰 4발 등이 기본장비로 항시 탑재돼 있었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수거된 잠수함에서 발견된 중무기는 휴대용 대전차 무반동포인 RPG7밖에 없었다. 군당국은 이광수의 진술이 과장됐거나 거짓이라기보다 공비들이 잠수함 좌초 전 바다에 고의로 빠뜨렸거나 육지에 은닉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이광수가 진술한 침투목적도 명확히 확인되기 어려운 대목이다. 이광수는 침투목적이 강릉비행장 등 주요시설 정탐 및 민방위실태조사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군관계자들은 침투인원이나 계급, 무장정도 등으로 미루어 시설정탐이나 남파요인 호송의 차원을 넘어 요인납치·시설물 폭파·게릴라전 전개 등 남한사회의 내부교란에 목적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부분 역시 이광수의 진술이 허위라기 보다 그가 공작조의 침투목적을 정확히 알기 어려운 위치(상위계급에 안내원 신분)에 있었기 때문이라는 것이 군관계자들의 분석이다.<홍희곤 기자>

◎잔당 5명 인상착의 발표/부함장 외 27∼28세·키 백64∼백75㎝/민간인 차림·M16소총 등 지녀

국방부는 25일 생포공비 이광수의 진술을 토대로 도주중인 공비 5명의 인상착의를 발표했다. 국방부는 이같은 인상착의를 가진 수상한 사람을 발견하면 즉각 군이나 경찰에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다음은 5명의 인상착의.

▷공작조(28)◁

민간인 차림의 보통머리. 붉은 색 둥근 얼굴에 볼이 나오고 몸매가 다부지다. 1백69㎝의 키에 70㎏가량.

▷공작조(27)◁

민간인 차림의 보통머리로 머릿결이 뻣뻣하다. 얼굴이 길고 몸매가 탄탄하다. 1백70㎝에 68㎏가량. M16 소총·권총·배낭·수류탄을 지니고 있다.

▷유림(38)◁

(부함장·안내원)얼굴이 길고 코가 크며 검은 편이다. 다소 뚱뚱한 체격에 1백75㎝. M16 소총·수류탄을 지니고 있다.

▷김영일(27)◁

까무잡잡하며 얼굴이 길고 입술이 두껍다. 보통 체격에 1백67㎝. AK 소총·TT권총을 갖고 있다.

▷이철진(28)◁

머리숱이 많고 곱슬곱슬하다. 수염이 길게 자랐고 보통 체격에 1백64㎝. AK소총·TT권총을 지녔다.

한편 국방부는 공비소탕작전이 진행중인 현지의 험난한 지형여건을 강조하면서 현재의 투입병력이 대상지역을 한차례씩만 수색하는데도 최소 15일이 소요된다고 설명했다.

전체 수색대상 반경은 3천6백㎢ 정도인데 보통 1개 대대가 하루동안 수색할 수 있는 넓이는 4㎢ 정도이다.

하루동안에 이를 모두 수색하려면 9백대대의 병력이 필요하다.

현재 투입병력은 5개사단 6만여명. 70∼80개 대대이다.

따라서 전병력이 전원 투입돼 하루 종일 수색을 벌인다 하더라도 전 대상지역을 뒤지려면 보름 이상이 소요된다. 게다가 이는 공비의 저항이 없을 경우를 상정한 것이다.

해발 6백m 이상의 고지가 무려 20여개나 되는 험난한 지형에다 언제 어디서 공비의 총알이 날아올 지 모르는 상황에서의 수색은 이보다 더 더뎌질 수 밖에 없다.<홍윤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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