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한미 공조 「틈」 없어야(사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한미 공조 「틈」 없어야(사설)

입력
1996.09.25 00:00
0 0

24일 공노명 외무 이양호 국방장관 레이니 주한 미 대사 틸럴리 주한 미 군사령관간의 한미외교·군사 4자회담은 북한 잠수함 무장공비 침투사건에 대한 양국의 공조의지를 내외에 천명했다는 점에 적지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여기서 한발 나아가 북한의 무력도발에는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김정일 정권이 확실히 인식할 만큼의 분명한 의사표시가 있어야 한다고 본다.침투공비들과의 교전에서 이미 우리 장병 3명과 민간인 1명이 희생됐고 8명의 중경상자가 발생했다. 강릉을 중심으로 동해안 일대의 어민과 산간지역 주민의 경제적 피해도 막대하다. 국민의 충격과 불안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북한은 지난 4월 정전협정 파기를 일방적으로 선언한 후 판문점 비무장지대에서 3차례에 걸쳐 무력시위를 감행했다. 이어 서해 북방한계선 부근에서도 고속 경비정을 동원한 무력도발이 발표된 것만 4차례나 있었다.

우리측은 그때마다 북한에 도발행위 중단을 경고하는 성명을 냈을 뿐 대응의 수위를 높이는 조치를 자제해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사정이 다르다. 저들의 무력동원 규모로 보나 우리측의 피해규모로 보나 그냥 넘기는 것은 국민감정이 이를 납득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측은 우선 공장관의 유엔활동과 20여개국으로 예정된 외무장관 연쇄회담을 통해 국제무대에서 북한의 이중성을 폭로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방부도 다음달 말 워싱턴에서 열릴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94년부터 중단된 팀스피리트훈련의 재개를 미국측에 제기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미국의 입장은 우리와 조금 다르다. 북한의 군사적 도발행위에 대해서는 공조체제로 가되 그 방법은 외교적 수단으로 제한해 사태가 확대되는 것을 막자는 자세다. 크리스토퍼 국무장관과 페리 국방장관이 기자회견형식을 빌려 이미 그런 의사를 밝혔다.

냉전종식후 동아시아 지역에서 미국은 북한에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려 하고 있다. 북한 핵동결합의를 계기로 한 북·미 수교교섭이 그것이다. 이것이 성사돼 북·미간에 연락사무소가 설치될 경우 그것은 평양에 총성 한방없이 성조기가 꽂히는 것을 뜻한다. 클린턴정부는 그것을 외교적 업적으로 자랑할 수 있다.

문제는 매번 북한의 도발에 직접 피해를 당하고 있는 우리의 처지로 어디까지 이런 미국의 입장에 맞춰 가야 하느냐는 것이다. 북한 연착륙론도 좋고 한미 양국이 제의해 놓은 4자회담도 포기할 수 없지만 당장 불장난을 일삼는 북한을 마냥 그대로 내버려 둘 수는 없다는 데 우리의 갈등이 있다. 앞으로 있을 일련의 한미접촉에서는 이같은 우리의 고민을 설득력 있게 전달해 대북응징에 관한 최대한의 공약수가 마련돼야 할 것이다. 북한을 지금과 같은 국제적 무법자로부터 벗어나게 하는데 한미간에 어떤 이견이나 틈이 있어선 안되겠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