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무력도발 불용” 의지/무장공비 침투­대북정책 재검토 배경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무력도발 불용” 의지/무장공비 침투­대북정책 재검토 배경

입력
1996.09.25 00:00
0 0

◎쌀 지원 등 연착륙 유도 한계 판단/“적화통일 망상부터 쐐기” 강조김영삼 대통령은 24일 북한 무장공비 침투사건과 관련, 『대북정책을 재검토하는 문제를 신중히 고려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했다. 김대통령이 이 사건발생이후 『단순한 간첩사건이 아니라 일종의 무력도발행위』라고 규정하고 강력한 대응책을 강구하겠다는 입장을 보여왔지만 이날 처음으로 대북정책의 궤도수정 의사를 밝힌 것이다. 김대통령의 이날 발언과 발맞추어 이양호 국방장관도 올해내로 팀스피리트훈련을 재개하는 문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히는등 벌써부터 정부의 대북정책이 방향선회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구체적인 방안은 앞으로 관계부처간의 협의를 거쳐 결정되겠지만 일단 김대통령의 이날 발언으로 미루어 대북정책이 앞으로 유화적 기조에서 보다 강경한 기조로 바뀔 전망이다.

지금까지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은 한마디로 「북한의 연착륙유도」로 집약할수 있다. 식량난과 경제난으로 극한상황에 몰리고 있는 북한이 자칫 한반도에서의 긴장조성으로 그 돌파구를 찾는 것을 경계하며 적절한 대북지원을 통해 북한정권과 사회의 안정을 찾도록 한다는 것이 한미 양국간에 합의된 사항이었다. 김대통령도 8·15경축사를 통해 『남북관계를 발전시키고 평화통일을 성취하기 위한 요체는 바로 평화와 협력』이라고 전제하고 『우리는 북한의 안정을 원하며 북한의 고립을 원치 않고 일방적인 통일을 추구하지 않을 것』이라고 분명히 밝혔었다. 김대통령은 나아가 비록 4자회담의 수용이라는 전제가 붙기는 했지만 북한의 식량문제를 보다 근원적으로 해결하고 남북경제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사도 밝혔었다. 또 우리 정부도 북한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미국과의 합의아래 그동안 팀스피리트훈련을 하지 않았고 민간차원 및 국제기구를 통한 대북식량지원을 간접적으로 허용해 왔다.

그러나 이번 무장공비 사건은 이같은 김대통령의 대북관을 바꿔놓는 계기가 된 것같다. 김대통령은 21일 아시아지역의 주요 언론인들을 접견했을때 『한끼도 먹기 어려운 굶주림 상태속에서도 북한이 자나 깨나 생각하는 것은 남한의 적화통일이며 이는 한치의 변화도 없다』고 말한 바 있다. 또 24일에는 『만약 일본이나 미국이 고도로 훈련되고 무장된 외국의 특수부대로부터 침투를 받았다면 아마 그 나라를 상대로 전쟁을 했을 것』이라며 『특히 미국은 벌써 그 나라를 공격해서 이미 그 나라가 없어졌을수도 있다』고 북한에 대한 심경을 피력했다. 앞으로 구체적으로 우리 정부의 달라진 대북정책이 어떻게 나타날지 현재로서는 알수 없지만 김대통령의 이같은 인식은 변화의 수준을 감지할 수 있는 바로미터로 볼 수 있다. 더구나 25일은 36년전 김대통령이 고향인 거제에 침투했던 북한 무장공비에 의해 어머니를 잃은 날이기도 하다.<신재민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