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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금리변동 기밀 누설 “발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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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금리변동 기밀 누설 “발칵”

입력
1996.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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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B 내부정책자료 로이터통신 보도/금리급등 시장혼란속 FBI 수사착수미국 금융시장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내부 정책자료가 금리조정 결정에 앞서 언론에 누설돼 연방수사국(FBI)이 수사에 나섰다. 금리변동의 사전누설은 금기다. 최종결정전에 알려지면 금융시장이 엄청난 혼란에 빠지고 또 이를 이용해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이가 나올 수 있기때문이다.

로이터통신은 17일 미국의 12개 FRB 지역은행중 8개 은행이 금리인상을 건의했다고 긴급히 타전했다. 이는 25일 열리는 FRB 회의 안건이 금리인상임을 강력히 시사하는 것이었다. 보도 내용 또한 매우 구체적이었다.

5개 은행은 현재 연 5%인 재할인율을 5.25%로 올리는 소폭인상을, 나머지 3개 은행은 5.5%로 올리는 대폭인상을 각각 건의했다는 것이었다. 월스트리트가 발칵 뒤집혀 금리가 순간적으로 0.125%포인트 급등했다. 이 정도의 변동은 미국금리의 기준에서보면 엄청난 폭이다.

FRB도 이 보도로 벌집을 쑤신듯 난리법석을 떨었다. 비밀유지를 절대적 생명으로 삼는 FRB의 명예에 먹칠을 한 셈이기 때문이다. 공화당행정부에서 임명된 앨런 그린스펀 FRB의장은 8년임기를 채우고 올초 민주당의 빌 클린턴행정부에 의해 연임될 정도로 신망을 얻으며 FRB의 위상을 높여왔는데 이번 일로 「공든 탑이 무너질 판」이 됐다. 그는 곧 법무부에 수사를 요청했고 법무부는 FBI에 사건을 맡겼다.

문제의 금리인상 기사를 쓴 이사벨 클레어리 기자는 뉴욕지국에 근무하며 FRB를 자주 출입한 민완 여기자. 기사의 취재원을 흐리기 위해 기사 출고시간을 동부가 아닌 시카고 표준시간(동부와 1시간 차이)에 맞췄지만 취재원은 시카고쪽이 아니라 워싱턴의 FRB 고급간부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금리변동 사전누설에 대한 FBI의 수사는 이번이 두번째이다. 89년에는 증권중개회사의 중역에게 금리변동사실을 알린 FRB 출신의 한 은행장이 1년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이번에는 금리변동사실을 안 쪽이 언론이라는 점에서 사건의 처리결과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워싱턴=홍선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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