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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미달 공무원들(프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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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격미달 공무원들(프리즘)

입력
1996.09.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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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시의 경찰차와 소방차, 앰뷸런스의 사이렌은 소리가 요란하기로 유명하다. 그리고 시도 때도 없이 울려댄다. 처음 사이렌 소리를 듣게 되면 무슨 난리라도 난 것 같아 고개를 연신 갸웃거리게 되지만 진짜 대형사고는 그리 많지 않다. 그래도 시민들은 이들 차량이 촌각을 다퉈 생명을 구한다는 믿음 때문에 성의를 다해 길을 비켜준다.그런데 최근 뉴욕시 감사기관의 발표는 많은 시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감사결과 경찰 등 긴급차량을 다루는 뉴욕시 산하 공무원 중 상당수가 자격미달이었기 때문이다.

일례로 순찰차든 개인승용차든 공무로 운전을 해야 하는 뉴욕시 경찰관 중 361명은 면허가 정지 또는 취소된 상태였다. 881명은 렌터카회사에서 차를 빌릴 수 없을 만큼 사고를 많이 낸 불량운전자였다.

뉴욕시는 또 공무원들이 공무수행중 일으킨 교통사고로 지난 한해에만 3,000만 달러의 세금을 탕진했다.

감사기관은 무면허 공무원들이 실제로 차량을 운전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지만 많은 사람들은 시 당국이 일손부족을 핑계삼아 이들의 무면허운전을 눈감아주었을 것이라고 믿고 있다.

뉴욕시의 사례가 서울시, 아니 우리나라를 떠올리게 했다. 운전면허문제를 떠나 공무원들의 「무면허 업무처리」로 겪는 국민들의 고통과 재산피해가 적지 않을 것 같기 때문이다. 게다가 추석을 앞두고 우리 중소기업인들이 「떡값」을 피해 LA 등지로 몰려든다는 미국에서 발행되는 한국신문의 보도는 더욱 울적하게 했다. 불경기로 고통받는 마당에 떡값까지 신경써야 하는 한국의 친지들이 안쓰럽다는 동포들도 더러 있다.

이곳 동포사회 경기가 상승무드를 타고 있는 미국경제와는 달리 썰렁하기가 서울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하지만 동포들은 서울에서 장사나 사업을 할 때보다 뱃속만은 훨씬 편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미국에는 호황이든 불황이든 명절때든 단속때든 손을 내미는 공무원이 없기 때문이다.<뉴욕=이종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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