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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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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콩 하나 잡지 못하고 이렇게 부상해서 분하다…』 공중에서는 치누크 헬리콥터가 날고 옆에서는 82㎜ 박격포의 포성이 울리는 가운데 야전용 들것에 들려온 그 부상해병의 통분해 하던 말이 아직도 생생하다. ◆69년 9월12일 청룡부대(파월한국해병부대) 2개 대대가 미 7함대 항모 이오지마호의 미 해병특별상륙군과 합동으로 주둔지와 인접한 다낭 남쪽 16㎞ 떨어진 바리에(장벽)반도에 상륙기동전을 감행했었다. 바리에반도는 월남 쾅남성의 지방 베트콩요새. ◆미 7함대 상륙정에 분승, 바리에반도 앞바다에서 배회하던 청룡부대원들은 공격개시시간인 상오 9시30분이 되자 해안을 향해 일제히 돌진했고 별 저항을 받지 않고 해안상륙에 성공했다. 그러나 선봉소대가 관목이 산재한 내지로 전진을 개시한 지 얼마 안돼 「딱꿍」소리가 들렸고 얼마 뒤 그 해병상병이 전우들에 의해 대대본부가 있는 곳으로 실려 나왔던 것. 총상이 가벼웠다 하더라도 그 생사의 상황에서 부상에 대한 공포보다도 전과 없이 부상당한 것을 부끄러워했던 그 병사의 군인정신은 감동스러웠었다. ◆이제 마지막 잔적을 쫓고 있는 이번 강릉무장공비소탕작전에서 국군병사 3명이 전사했다. 특전사 이병희 중사, 화랑부대 강정영 상병, 노도부대 송관종 일병 등이다. 모두가 25세 내지 21세의 젊은 나이다. 군에 복무하면서 사회로의 첫 출발을 준비하거나 대학에의 복학에 대비하던 대한의 건실한 청년들이었다. ◆김영삼 대통령도 이들 참군인 3인의 합동분양소를 찾아 조문했다. 우리들은 이들의 죽음을 헛되게 해서는 안되겠다. 모윤숙씨는 이렇게 한 국군의 죽음을 애도했다. 『나는 죽었노라, 스물다섯 젊은 나이에, 대한 민국의 아들로 나는 숨을 마치었노라. …조국의 산맥을 지키다가, 드디어 나는 숨지었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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