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방송망 이용」 관련법규 개정 추진/전화선보다 300배 속도 내년께 실용화영상과 사운드를 텔레비전 수준으로 즐길 수 있는 「케이블 인터넷」 시대가 우리나라에서도 열린다. 미국과 일본에서 이미 실용화한 케이블 인터넷 서비스는 국내에서도 6월에 시도됐지만 케이블을 인터넷에 이용할 수 없도록 한 관련법규때문에 좌절됐다. 정보통신부와 공보처 등 관계부처는 최근 유선방송용 케이블망을 이용한 부가서비스를 일부 허용하는 방향으로 관련법 개정안을 확정해 걸림돌을 제거했다. 이 법안이 정기국회에서 통과되면 내년부터 케이블 인터넷 서비스가 실용화할 전망이다.
케이블 인터넷 서비스란 가정에서 인터넷에 접속할 때 전화선 대신 유선방송용 케이블망을 이용하는 것. 케이블TV를 시청하는 가정은 케이블 모뎀을 장착한 PC로 케이블TV사에 접속한다. 케이블TV사는 다시 인터넷 서비스 업체의 인터넷망에 연결시킨다.
케이블을 이용할 때의 최대 장점은 빠른 속도. 전문가들은 동축 케이블은 전화선보다 300배 이상 빠른 속도를 낼 수 있다고 말한다. 해양대학교 전자통신공학과 임재홍 교수는 『이 정도 속도면 동영상과 소리도 무리없이 전송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케이블 인터넷의 등장은 국내 인터넷 환경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오게 된다. 사진 그래픽 소리 동영상 등 멀티미디어 정보의 이용은 기본. 인터넷 서비스업체의 능력에 따라 주문형 비디오도 즐길 수 있다. 가상 쇼핑몰 구경도 훨씬 편해진다.
네티즌도 급속하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케이블 모뎀을 따로 구입해야 하고 사용료도 전화비보다 비싼 것은 사실. 하지만 케이블 인터넷 서비스가 제공하는 빠른 속도와 화려한 정보는 전화선의 느린 속도에 지친 네티즌들에게는 뿌리칠 수 없는 매력임에 틀림없다.
6월 영등포지역에 시범 케이블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했던 삼보컴퓨터 홍보실의 김선주 대리는 『당시 사용자들의 반응은 대단했다』며 『서비스가 시작된다면 국내 네티즌은 최소 2배이상 늘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외국에선 이미 케이블 인터넷 서비스 업체들이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미국 타임워너사는 기존 인터넷 서비스보다 100배 이상 빠른 「로드 러너」온라인 서비스를 10일 시작했다. 일본에서도 6월 소니를 비롯한 통신기기 업체와 주요 케이블TV사들이 기존 케이블망을 이용한 프로그램의 디지털 전송실험에 성공, 인터넷 고속화의 길을 열었다. 네덜란드와 호주에서도 케이블 인터넷 서비스를 계획하고 있다.
이 서비스가 완전히 정착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문제도 여러가지 있다. 사용자가 한꺼번에 몰리면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는 점, 케이블 모뎀이 표준화하지 않았다는 점, 케이블망으로 연결되지 않은 사이트들을 검색할 때 정보의 병목현상이 생기는 것 등이 대표적인 문제. 전문가들은 98년쯤이면 이런 문제가 모두 해결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박승룡 기자>박승룡>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