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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150돌 미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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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150돌 미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

입력
1996.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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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벽없는 박물관” 실현/“전자시대 맞춰 전시 형태·방법 등 변화/소장품 디지털화 전세계인과 자료 공유”/내년말 한국실 개설 3,000여점 전시도「일렉트로닉 스미소니언―벽 없는 박물관의 구현」.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미국 스미소니언 자연사박물관이 올해 창립 150주년을 맞으며 새롭게 내건 모토이다. 지난 18일 워싱턴 국회의사당 부근 제퍼슨가의 박물관 건물에서 만난 로버트 설리반 전시·교육담당 부관장(47)은 이에 대해 『전시형태와 방법을 전자시대에 걸맞게 변화시켜 지구촌의 모든 사람들과 스미소니언을 공유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벽 없는 박물관」의 구현은 우선 모든 전시품과 소장자료의 「디지털화」에 집중돼 있다. 스미소니언은 이미 지난해 개설한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nmnh.si.edu)를 통해 소장품의 목록과 내용을 전세계의 연구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지난 4월 시작돼 99년까지 미국 전역을 순회할 계획인 「바다와 지구(Ocean Planet)」특별전 역시 인터넷(http://seawifs.gsfc.nasa.gov/oceanplanet.html)을 통해 그 내용이 상세히 소개되고 있다. 박물관 소장 해양 동·식물자료를 보여줄 이 특별전은 박물관 창설 이후 처음으로 소장품을 외부에 내놓는 것이기도 하다.

전세계 박물관과의 교류를 확대하는 한편 그동안 조명을 받지 못했던 국가의 문화에 대해 박물관의 문을 열어놓는 것도 이런 움직임의 일환이다.

스미소니언측은 이르면 97년말 박물관 내에 「한국실(The Korea Gallery)」을 개설할 계획이다. 2층 아프리카관과 아시아관 사이에 개설될 한국실은 84∼112평 규모의 특별전시실로 개관후 5년동안 의상, 장신구, 북, 무기, 탈, 필기도구, 종교물품, 공예품, 지도, 도서, 회화, 종이류 등 박물관이 수집해온 3,000여점의 한국유물을 총망라해 전시한다. 이 전시실은 5년이 지나면 다른 아시아국가의 유물로 채워질 계획이지만 처음 조성되는 한국유물 독립전시공간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스미소니언의 소장자료는 현재 세계 최대 규모인 1억2,000만점. 공룡화석, 우주 운석, 동식물표본, 원시 유물 등 인류와 자연이 거쳐온 거의 모든 과정을 보여주는 방대한 양이다. 거대한 돔 형태의 1층 로비에 들어서자 마자 8톤짜리 거대한 앙골라 코끼리를 만나게 되는 박물관은 지하층을 포함, 모두 3개층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시실은 대부분 1, 2층에 마련돼 있다.

인상적인 점은 전시자료가 소장품중 1%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 나머지 99%는 순전히 연구와 교육을 위해 활용되고 있다.

특히 관람객들도 직접 연구에 참여한다. 1, 2층의 조류전시실, 바다생물 전시실, 화석 전시실, 포유동물전시실, 발견실 등에서 관람객들은 코끼리의 어금니와 산호, 화석 등을 직접 만져보거나 관찰하고 냄새를 맡거나 맛을 볼 수도 있다.

지하층에 자리잡은 「내추럴리스트 센터」는 미리 신청만 하면 일반인도 과학자들과 함께 실제 표본을 연구할 기회가 주어진다. 화석과 동물의 골격 등 약 2만8,000여개의 표본을 소장하고 있는 이 센터에서 관람객은 각종 과학기기를 이용해 인류학자료, 식물, 무척추동물, 척추동물, 광물과 바위, 화석 등을 비교 관찰할 수 있다.

설리반 부관장은 『박물관은 단순히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곳이 아니라 인류가 지나온 흔적을 탐구하고 미래인류의 삶의 모습과 환경을 연구하는 곳』이라고 말했다.<워싱턴=변형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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