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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신부」(TV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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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신부」(TV평)

입력
1996.09.2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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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생」 소재 돋보인 구성 “강한 흡인력”/젊은 연기자 노력·신선한 카메라연출 등도 호평환생과 영원한 사랑이란 주제는 소설과 영화에서 다양하게 변주돼 왔다.

불가지의 세계는 상상의 창문을 넓게 열어 주고, 경박하고 변덕스러운 인간에게 「영원한 사랑」이란 그의 의지가 닿기 힘든 초월적 영역과 같기 때문이다.

SBS수목드라마 「8월의 신부」(하오 9시50분)는 최근 유행처럼 번져가고 있는 「전생신드롬」에 부분적으로 기대기도 하면서, 작품성 이상의 관심을 끌어냈다고 말할 수 있다.

이 드라마는 정서의 시대적 흐름을 읽어냈으며, 스타급 탤런트의 기용이 인기를 높였다. 60년대 학생운동으로 경찰에 쫓기던 재민과 그가 피신한 집의 여대생 진경의 사랑은 진경을 짝사랑하는 석호의 밀고로 인해 비극으로 끝난다. 호수에 빠져 죽기 전에 했던 영원한 언약대로 두사람은 남규와 가영으로 환생, 전생의 사랑을 찾아간다는 줄거리다.

남규는 현재의 애인 혜원과 전생의 애인 사이에서 고민하고, 석호는 죄의식을 지닌 채 환생한 가영에 집착하는데, 그의 아들 주한이 똑같이 가영을 좋아하게 된다. 전생과 현재라는 이중시제로 인해 이들의 관계가 왜곡되고 갈등도 일어난다. 환생, 기억상실 등이 극적 계기로 활용되면서 「8월의 신부」는 다른 드라마에서 느끼기 어려운 구성미와 흡인력을 얻어냈다고 볼 수 있다.

김지호와 정찬이 맡은 가영과 남규 역은 소화하기 쉬운 역이 아니다. 흑백필름으로 처리된 60년대의 정제된 분위기와 디지털카메라로 촬영, 더욱 화사하게 느껴지는 컬러의 90년대를 각각 다른 정서와 몸짓으로 연기해야 하는데다 두사람 다 환생으로 인해 성격이 판이하게 달라지게 돼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요구를 만족시키기에 이 연기자들의 경력은 너무 짧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드라마의 반응이 좋은 것은 젊은 연기자들의 노력이 눈길을 끌고, 수상스키 래프팅 등 그 세대의 기호에 맞는 장치와 카메라연출 등이 신선하게 작용하기 때문일 것이다.<김동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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