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기업마다 정상에 올린 자율경영 신봉 “M&A 귀재”신호그룹의 비상에 가속도가 붙었다. 비상의 주역은 「마이더스의 손」 「컴퓨터가 달린 탱크」 「인수합병(M&A)의 귀재」 등으로 불리는 이순국 회장(54).
이회장은 쓰러져 가는 기업을 인수하여 흑자기업으로, 중소기업을 대기업으로 키워 내는 탁월한 경영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회장이 지난해이후 인수한 기업만도 동양철관 도신산업(신호전자통신) 신아(신호유화) 등 9개나 된다.
이회장의 M&A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기업도 하나의 생명체여서 이를 죽이는 것은 범죄행위와 같습니다. 사람의 목숨을 살린다는 신념으로 쓰러져 가는 기업을 인수했습니다』 이회장의 끝없는 M&A는 이같은 「기업생명체논」에 기초하고 있다.
M&A성공의 비법이 뭘까. 이회장의 대답은 무척 평범하다. 『사람을 믿어야죠. 저는 기업을 인수했다고 해서 제가 믿는 사람을 그 기업에 파견하지 않습니다. 그 기업에 있는 사람을 믿고 경영을 맡기면 대부분 아주 잘 합니다』 재계에 M&A가 수없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새로 인수한 기업에 「점령군」을 파견하지 않는 그룹은 신호가 유일하다. 이회장은 철저한 자율경영 신봉자다.
이회장의 숙원 가운데 하나는 방송사업진출. 이회장은 최근 충북 청주지역민방사업권을 따내기 위해 컨소시엄의 지배주주로 발벗고 나섰다.
37개의 계열사(국내 26개, 해외 11개)를 거느리고 있는 신호그룹의 올해 매출목표는 2조3,000억원. 2001년에는 8조원의 매출액을 달성할 계획이다.
이회장은 경북사대부고·서울대상대 출신으로 67년 7월 한국제지에 평사원으로 입사, 종이사업과 인연을 맺었다. 73년에는 그룹모체인 신호제지(당시 삼성특수제지)에 지분참여와 함께 전무로 취임했고 77년에는 부도상태에 있던 동방펄프를 은행의 권유로 인수, 독립기업을 차렸다.
이회장의 경영이념인 「홍익사회경영」은 아주 함축적이다. 『사업가와 기업가는 본질적으로 다릅니다. 사업가는 오너개념인 반면 기업가는 전문경영인 개념입니다. 사업가는 세습됩니다만 기업가는 세습될 수 없어요』 이회장은 사업가가 아닌 기업가의 길을 걷고 있다. 전문경영인이 그룹을 이끌고 종업원이 주인이 되는 회사를 지향하고 있다.
민간기업인에게 명예박사학위를 잘 주지 않기로 소문난 홍익대학교가 8월 이회장에게 명예경제학박사학위를 수여한 것도 의미가 크다.<이백만 기자>이백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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