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자회담·내전·경기불황 등 시사문제 “즉각 반영”/영창 「평화의소리」 LG 「힘내자 한국」 등/공익적 측면 함께 상품이미지 배가효과광고를 통해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 신세대들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에는 그들의 옷차림, 말투, 사고방식등이 담겨있다. 대일 또는 남북문제, 전쟁, 환경오염문제 등도 이슈로 떠오를 때마다 광고에 등장한다. 광고는 세상을 볼 수 있는 하나의 창이다. 그만큼 「시사」는 광고의 단골 소재가 되고 있다.
영창피아노의 「평화의 소리」편은 흑해연안의 아르메니아 지역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아제르바이잔과의 종교분쟁, 터키와의 영토분쟁 등으로 전쟁이 끊이지 않는 곳이다. 탱크가 등장하며 전투가 시작되자 도시는 순식간에 아비규환으로 변한다. 무너진 성당앞. 희부연 포연속에서 어린 소녀가 걸어 나와 덩그라니 놓인 피아노 앞에 앉는다. 청아한 선율. 병사들도 총을 세우고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가녀린 손을 맞잡는다. 『소리가 사랑을 만듭니다. 소리가 사람을 바꿉니다』 「전쟁없는 세상」을 주제로 한 광고는 잔잔한 여운을 남긴다.
LG그룹의 기업PR광고는 최근의 불황을 소재로 삼았다. 『시장에는 외제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습니다. 날로 힘들어지는 우리의 경제. …그런데도 한편으로 과소비와 낭비가 … 다시 한번 힘을 모을 때입니다』 그러면서 『힘내자, 한국』을 외치고 있다.
오리온의 「원조 후라보노」광고는 전두환 노태우 두 전직 대통령의 1심 공판이 막바지에 이른 지난 여름 지하철승객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헤드카피는 「내란죄」. 주인공은 아내 몰래 조성한 비자금으로 소주를 마신뒤 지하철을 탄 적이 있느냐는 신문에 『기억나지 않습니다』로, 음식냄새를 풍기며 다른 시민들에게 고통을 안겨주었는지에 대해선 『말할 수 없습니다』로, 지하철 내란죄로 고발하겠다고 하니까 『법대로 하시오』라고 답한다. 입냄새 제거기능과 후라보노를 적절하게 연결시켰다는 평.
최근 남북관계 진전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4자회담」. 남북경협 얘기가 나오면 빠지지 않는다. 정부는 이를 수용하면 지원을 확대하겠다고 하지만 북한은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건양식품은 먹는샘물 「가야」를 통해 「4자회담」을 마련했다. 최종결론은 한국 제1의 물이 「가야」라는 것. 국내는 물론 미국 일본 북한의 유명생수에 수질이 뒤지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4자회담을 끌어들였다.
이처럼 시사적인 내용을 담은 광고는 공익성과 상품의 이미지를 배가시키는 효과가 있어 계속 등장할 것이라는 게 광고전문가들의 설명이다.<정희경 기자>정희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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