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 등 하루 30여건 “수색에 지장”/조깅청년 신고·흔들리는 나뭇잎에 사격도/잠수함 구경 가족인파 몰려 북적○…무장공비들이 침투직후 7번 국도를 넘어 괘방산으로 진입한뒤 줄곧 남쪽과 서쪽으로 도주하고 있는 데 대해 의견이 분분. 군 전문가들은 승조원들이 공작원들의 원활한 탈출을 위해 이들과 반대쪽으로 달아난 것으로 분석했다.
○…군경합동수사단은 허위·장난신고가 잇달아 접수돼 수색작전이 막대한 지장을 받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 민감해진 주민들이 지나가는 노인의 기침소리를 듣고 공비라고 신고하는가 하면 오토바이 공회전소리를 총소리라고 신고한 사례도 있었다. 새벽운동을 가는 동네청년과 급한 취재로 뛰어가던 방송기자가 공비로 오인돼 군경이 긴급출동하는 소동도 벌어졌다.
강릉서 상황실관계자는 『하루동안 접수되는 20∼30여건의 신고 가운데 신빙성이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그러나 주민신고가 공비소탕에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에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군경합동 수색대의 오인사격이 잇달아 주민들의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21일 새벽 3시께 강동면 정동진리 화비령 일대의 일제사격은 나뭇잎이 흔들린 것을 공비로 오인해 일어난 해프닝이었다. 매복중인 아군끼리의 오인사격도 곳곳에서 발생했다. 밤새 총소리가 끊이지 않자 상당수의 주민들이 한잠도 자지 못하고 있다.
한편 공비소탕작전이 장기화하자 강릉시의회는 작전에 지장이 없는 범위내에서 주민들이 생업을 이어갈 수 있도록 배려해 줄 것을 요청하는 호소문을 국방부와 내무부에 보냈다.
○…최전방 철책선에 근무하는 남·북 초병들간에 무장공비침투사실을 놓고 설전이 벌어졌다고 군관계자가 21일 전했다. 철원중부전선 ○○부대에서 경계근무중인 초병들이 20일 확성기로 북한군에 무장공비 침투사실을 항의하자 북한군은 『우리가 한 일이 아니다』라며 욕설을 퍼붓는 등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는 것. 이 관계자는 『북한군이 필요이상 민감하게 반응하는 점으로 보아 이들이 공비침투사실을 알고 있는 듯하다』고 분석했다.
○…강릉시 안인진리 대포동마을 앞바다는 무장공비들이 침투에 이용한 잠수함을 구경하기 위한 인파로 연일 북적거리고 있다.
자녀를 동반한 가족단위 나들이객은 잠수함을 배경으로 기념사진을 찍고 자녀에게 무장공비침투현장상황을 설명하기도 했다. 이 구간 국도의 민간인 출입통제가 해제되면서 몰리기 시작한 외래객은 하루 1천명을 넘어서고 있다.<강릉=특별취재반>강릉=특별취재반>
◎생포된 이광수 어떻게 처리될까/침투외 특별한 간첩행위 없어/전향땐 정착금 받고 “제2인생”
생포 공비 이광수는 앞으로 어떻게 처리될까.
군 당국은 현재 이광수의 신문에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어 신병처리 문제까지 생각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전례로 봐서 이광수는 법대로 처벌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68년 1·21사태 때 생포된 김신조씨에게는 정착금까지 지원하면서 새로운 삶을 찾도록 배려해 줬다. 83년 다대포 침투 간첩 이상규 전충남씨 역시 과거를 뉘우치고 전향해 각각 고려대와 연세대를 만학으로 졸업한 뒤 가정까지 꾸몄다. 대한항공 폭파범 김현희씨도 죄를 용서받았다.
이광수는 침투행위 이외에 살인 방화 폭파 등 주요 간첩행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전향해 남한정착을 원한다면 제2의 생을 살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이광수는 정착금도 받을 수 있다. 현재 규정대로라면 정착금은 기본정착금 300만원(월최저임금의 10배), 가산금 600만원(월 최저임금의 20배), 주거지원비 840만원(11평 임대보증금) 등 총 1,740만원에 이른다.<이은호 기자>이은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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