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성장률 3% 시장경제 “뿌리”/공산후보 누르고 본격개혁 시동레나트 메리 에스토니아 대통령(67)이 20일 선거인단 투표에서 공산당 출신의 라이벌 아놀트 루텔을 196대 126표로 물리치고 재선에 성공했다. 이로써 에스토니아는 앞으로 5년간 시장경제와 자유무역을 확대하는 개혁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발트해 연안국가인 에스토니아는 지난해 경제성장률 3%를 기록하는 등 구소련에 속해 있던 15개 공화국 중 가장 「잘 나가는」 것으로 평가된다. 메리 대통령은 절묘한 타협술로 독립 이후 러시아와도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원래 작가인 그가 정치에 입문한 것은 6년정도 밖에 안됐다. 수도 탈린에서 외교관의 아들로 태어나 초등학교는 파리와 베를린에서 다니는 등 유복한 생활을 했다. 하지만 소련이 40년 에스토니아를 강점한 뒤 스탈린에 의해 가족과 함께 시베리아로 추방돼 유형생활을 하기도 했다.
53년 타투대 인문학부를 최우등으로 졸업한 뒤 시베리아 체험 등을 바탕으로 수많은 책을 집필했으며 현재도 글을 쓰고 있다. 특히 76년 발트해 연안의 선사시대사를 역사 어문 지리 민속학적으로 재구성한 책 「은처럼 흰」은 소련 강점기의 에스토니아 민족정체성을 지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
70∼89년 피노―우그리아어를 쓰는 원주민의 운명을 다룬 영화를 만들어 뉴욕영화제에서 은메달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프랑스 독일 핀란드 러시아 영어에 능통하다. 소련에서 독립한 이후 92년 에스토니아 최초의 자유선거에서 초대 대통령에 선출된 그는 에스토니아를 새롭게 도약시킬 책임을 맡게 됐다.<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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