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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공비 침투­취약한 대잠 경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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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장공비 침투­취약한 대잠 경계

입력
1996.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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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잠수함 침투 언제부터” 촉각/이광수 “최소 94년부터” 밝혀/74년 건조시작 감안땐 더 이전일수도/수심깊은 동해 후방이 잠입 대상인듯북한 잠수함은 언제부터 얼마나 자주 우리 해안을 유린해 왔는가.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이 터졌을 때만해도 군 관계자들은 『과거에는 해상침투에 잠수함이 직접 배치되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잠수정이 아닌 잠수함이 침투에 이용된 것은 이번이 처음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군관계자들은 대남간첩의 해상침투를 총괄하는 인민무력부 정찰국 해상처의 책임자인 처장이 이번 작전에 이례적으로 직접 참가한 사실등을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생포된 무장공비 이광수(31)는 군경합동신문에서 북한이 최소 94년부터 남한지역 간첩활동을 위해 잠수함을 투입해왔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조사과정에서 『인민무력부는 94년이후 경계가 소홀한 동해안 후방지역을 골라 잠수함을 잠입시키는 방법으로 대남침투방식을 전환, 3년간 간첩활동을 했다』면서 강릉에는 지난해에도 한번 침투한 적이 있었다고 진술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는 『나는 남한 침투가 처음이지만 내가 소속해있는 인민무력부 정찰국 22전대 소속 잠수함이 지난해 강릉 인근 해역에 침투, 활동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귀환해 포상을 받고 이를 자축하는 행사를 갖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는 것이다.

이는 또 잠수함 침투는 주로 수심이 깊은 동해안의 후방지역을 대상으로 전개 돼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군은 대잠수함 탐지능력이 취약해 북한의 잠수함 침투전략을 확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북한이 언제부터 잠수함을 정규전이 아닌 대남침투용으로 운용해왔는지는 아직 명확지않다.

군사전문가들은 『북한은 74년부터 20여척의 로메오급 소형잠수함을 제작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져있다』면서 『따라서 대남침투에 잠수함을 이용한 것은 94년보다는 훨씬 이전일 수도 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한편 이번 강릉에서의 잠수함 좌초는 북한이 잠수함을 이용한 침투전술을 전환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과거 북한은 김동식의 서귀포 침투때처럼 잠수함 등 모선은 공해상에 머물러 있고 침투조만 소형잠수정이나 2인용 프로펠러 추진정을 이용해 해안에 상륙하는 이른바 간접침투방식을 이용했다.

그러나 이번의 경우 잠수함을 직접 해안에 접근 시키는 직접침투방식이었다. 이는 많은 인원을 신속하게 해안에 침투시켜 2∼3일간의 단기공작을 수행하고 공해상으로 빠지기에 유리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남경욱 기자>

◎이광수 진술 믿을만한가/인원·목적 등 결정적인 내용 뒤집기 일쑤/수색교란·공작원 탈출위한 전술 분석도

현재 군은 공비와 관련된 정보를 유일한 생포자인 이광수의 진술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이광수는 협조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지만 진술 내용이 계속 오락가락하고 있어 신빙성이 높지 않다는 것이 군 당국의 분석이다.

이광수는 특히 침투공비의 전체인원, 침투목적 등 소탕작전에 결정적인 내용등에 대해 진술을 자주 번복하고 있어 우리측에 혼란을 주기 위해 의도적으로 체포된 게 아니냐는 분석까지 제기되고 있다.

우선 전체 침투인원 및 부대 구성에 대해 이광수는 18일 체포후 승조원 7명, 전투원 13명 등 20명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19일 새벽 승조원 20명, 지도원 2명, 공작원 3명 등 25명이라고 진술했고, 이날 저녁 다시 승조원 21명, 공작원 3명, 안내원 2명이라고 말했다.

군 당국은 이광수가 전체 인원을 바꿔가며 진술하고 있는 것에 대해 공작원을 탈출시키기 위한 전술일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숫자를 적게 말함으로써, 잠수함에서 먼저 달아나 체포가능성이 가장 적은 공작원 3명의 존재를 우리측이 인지하지 못하게 하고 시간을 벌도록 했다는 분석이다.

이는 체포이후 줄곧 공작원이 있다는 사실을 숨겨오다가 19일이 돼서야 집요한 추궁을 견디지 못하고 『공작원 3명이 15일 이미 상륙해 정찰활동을 벌였다』고 털어놓은 것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한편 이광수는 침투 목적에 대해서도 『남한의 민방위훈련사항을 점검하기 위해』 『강릉비행장 정찰과 괘방산 안테나 운용상황 정찰』 등 설득력이 떨어지는 진술을 계속하고 있다. 이 역시 공작원의 침투임무가 워낙 중대해 이를 노출시키지 않으려는 의도로 보인다.<이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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