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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비 식량 지녀 장기은신할수도/작년 부여간첩사건과 차이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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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비 식량 지녀 장기은신할수도/작년 부여간첩사건과 차이점

입력
1996.09.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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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낮 발생 신속한 포위 압박 작전 성과­부여/심야에 벌어져 효과적 봉쇄조치 애로­강릉『도주 공비가 휴대한 비상식량의 양이 문제다』

지난해 충남부여에 침투했던 무장간첩 사살작전을 지휘했던 육군 고위관계자는 강릉 무장공비침투 소탕작전이 예상외로 장기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이관계자는 『부여에 침투했던 김동식(생포)과 박광남(사살)은 장기간 첩보수집 목적으로 민간인 차림을 한데다 어떤 종류의 비상식량도 휴대하지 않고 있었다』며 『인간이 음식은 물론 물까지 먹지 않은채 견딜 수 있는 시간이 72시간인 점을 감안, 치밀한 압박작전을 전개한 결과 실제 68시간만에 작전이 종료됐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번에 침투한 공비는 단기간 임무수행을 위해 일주일 가량분의 생존식량과 은신처 확보를 위한 야전 삽 등의 장비를 갖고 있을 것으로 본다』며 『그럴 경우 완전 소탕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부여 간첩침투사건은 초동 단계에서 안기부의 실수로 혼선이 빚어졌으나 군의 신속한 포위망 압축작전 때문에 쉽게 해결됐다. 지난해 10월24일 부여군 석성면 정각리 정각사 뒤 야산에 간첩 김동식과 박광남이 접선을 위해 나타났다. 이들은 미리 정보를 입수한 안기부 요원들이 덮치자 총을 쏜뒤 도주했다. 그러나 인근 저수지 부근에서 총격전을 벌이다 김동식은 허벅지에 총을 맞고 검거됐으며 박광남은 다시 야산으로 도망갔다. 이때 부터 본격적인 군 작전이 시작됐다. 경찰·예비군을 포함, 2만여명의 병력이 석성산 일대에 4중 경계망을 폈다.이 관계자는 『민간 복장을 한 박광남이 비상식량이 없기 때문에 식량을 탈취하거나 농작물을 뽑아먹기 쉬운 민가 부근에 은신했을 것으로 판단, 집중 수색을 실시했다』며 『따라서 봉쇄선도 4㎞ 이내로 좁게 형성했었다』고 설명했다.

예상대로 박은 봉쇄선 내 야산에 은신했으며 사흘을 버티지 못했다. 배고픔을 참지 못한 박은 27일 아침 시계 20m의 짙은 안개를 이용, 봉쇄선을 빠져나갔으나 2백m를 못가 사살되고 말았다.

이 관계자는 『강릉에 침투한 공비는 침투 목적이나 과정을 살펴 볼때 미숫가루 등 비상식량을 가졌을 것으로 본다』며 『그들은 굳이 민가에 출몰할 필요없이 깊은 산속에서 미숫가루와 초가을 열매 등으로 충분히 버틸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부여의 경우 낮에 상황이 접수돼 적시에 적절한 지점에 차단선을 펼 수 있었고 그안에 간첩이 있다는 것을 확신했다』며 『헬기 공중정찰을 계속 실시해 박광남이 식량탈취를 위해 움직일 수 없도록 만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강릉은 밤에 이뤄진 상황인데다 병력전개가 늦었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아무리 봉쇄선을 확보 하더라도 공비가 그 안쪽으로 도주했을 것이라는 확신속에 펼치는 작전과는 달리 바깥으로 빠져나갔을 가능성을 고려한 작전에는 갖가지 어려움이 따를 수 밖에 없다.

이 관계자는 『부여와 강릉은 지형적으로 비슷한 작전여건에 있으나 작전대상과 환경이 다르다』며 『훈련을 제대로 받지 못한 승조원 등을 무자비하게 사살하고 달아날 정도로 독한 공작원들이라 너무 조급한 결과를 기대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강릉 무장간첩 침투사건이 일어난지 21일로 1백시간이 지났다. 군작전은 지구전으로 들어갈 조짐이 보인다. 68년 울진·삼척무장공비사건은 11월2일 부터 12월13일까지 40여일 동안 작전이 계속됐다.<손태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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