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주일내 사퇴” 전격발표/수뢰 등 부정부패로 국민 신임 잃어반한 실라파 아차 태국총리(64)가 21일 야당측의 끈질긴 퇴진공세에 마침내 백기를 들었다. 그는 이날 의회의 총리 불신임안 표결을 앞두고 전격적으로 1주일내 자진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다.
그의 이같은 결정은 불신임안 표결시 캐스팅보트를 쥐게 될 6개 연립여당의 제2당인 신희망당(57석)과 남타이당(18석)이 그가 사퇴의사를 밝히지 않으면 총리 불신임안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압력을 가했기 때문이다.
그의 사퇴의사 발표 후 실시된 표결에서 391석의 하원의석 중 209석을 차지하고 있는 제1당 차트타이(태국국민)당 등 연립여당측이 반대 207표를 던져 총리 불신임안을 부결시킴으로써 최소한 그의 체면은 세워 주었다. 연립여당들이 반한총리 퇴진으로 방향을 선회한 것은 그가 부정부패로 국민들의 신임을 전혀 받지 못하고 있어 연정 자체의 존립기반이 흔들리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외모가 중국 최고지도자 등소평(덩샤오핑)을 닮아 「리틀 덩」이라고 불리는 반한 총리는 70∼90년대 7차례 장관을 지내고 지난해 7월 총선에서 승리하는 등 승승장구해 왔다. 하지만 그는 지난해 총선 당시 『달과 별을 빼곤, 유권자들에게 무엇이든 사줄 수 있다』고 호언하면서 후보와 유권자들을 매수했다. 때문에 「걸어 다니는 현금자동지급기」라는 별명이 붙을 정도였다.
지난달에는 전 법무장관이 의회에서 반한 총리가 시중은행 신설 허가와 관련, 재벌들로부터 22억5,000만바트(675억원)를 챙겼다고 폭로, 그를 곤혹스럽게 했다. 그는 또 표절한 논문으로 법학박사 학위를 취득했고 총리출마를 위해 아버지의 중국국적을 태국으로 바꿨으며 가족들도 부정부패에 물들어 있다는 이유로 야당의 끊임없는 사임압력을 받아 왔다.
연립여당측은 반한총리의 후임자로 일단 차왈릿 용차이윳 부총리 겸 국방장관(신희망당 당수)을 밀기로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야당은 반한 총리의 사퇴발표에도 불구하고 그를 권력남용, 뇌물수수, 공문서 변조 등의 혐의로 형사고발키로 해 정국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권대익 기자>권대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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