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정책 「당근」서 「채찍」 전환/내주 연쇄외무회담·3국 협의 반영될듯/4자회담·남북대화 유도 등 기조는 불변강릉 무장공비 사건에 따라 뉴욕에서 24일과 26일 잇달아 열리는 한미, 한일외무장관회담과 제3차 한미일고위협의회는 대북정책에 있어서 강경압박책을 시동하는 전환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같은 강경책은 기본적으로 4자회담이나 남북관계 등에서 북한의 조속한 태도변화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북한과의 대화여지까지 봉쇄하는 정도로 나아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따라서 강경책은 지금까지의 대북정책 기조를 전환하기 보다는 남북대화와 4자회담 등으로 북한을 유도하기 위한 방식을 지금까지의 「당근」에서 「채찍과 압박」으로 바꾸는 수준 정도가 될 것 같다.
공노명 외무장관은 21일 출국에 앞서 가진 출입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유엔총회연설에서는 무장공비사건에 대한 단순한 사실보고를 넘어 저쪽의 망상을 규탄할 방침』이라며 『이번 무장공비사건은 한미일의 대북정책에도 영향을 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장관은 24일로 예정된 워런 크리스토퍼 미 국무장관 및 이케다 유키히코(지전행언) 일본 외무장관과의 연쇄회담에서 무장공비사건에 관한 우리측의 입장을 전달하고 보다 강경한 대북공조를 이끌어 낸다는 구상이다. 공장관은 이를 위해 그동안 인도주의적인 쌀지원을 중심으로 미국이 유지해왔던 대북유화기조와 북일수교교섭 구도로 추진돼왔던 북일접근의 적절성을 재검토 한다는 입장이다.
장관회담의 이같은 기조는 26일 열릴 제3차 한미일고위협의회에서도 그대로 관철될 것으로 보인다. 외무부 당국자는 『이미 미국과 일본이 무장공비사건을 무력도발행위로 규정하고 북한측에 강력한 비판입장을 밝힌 이상 대북정책도 이같은 분위기에서 재검토될 것』이라며 『대북식량지원, 경협, 추가경제제재완화조치의 추진여부를 단기적으로 북한의 태도변화 이전까지는 사실상 동결하는 방안도 검토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한미일의 정책조율이 단순히 무장공비사건에 따른 명분적 대응에만 그치기 어려운 것도 현실이다. 공장관은 이날 『4자회담 및 남북대화 제의는 중장기적인 정책목표』라며 『4자회담 구도가 무장공비사건과 직접 연계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고 말했다. 공장관의 이같은 입장은 미국의 대선구도및 식량난과 시급한 투자유치등 북한의 필요가 맞물려 조만간 3자설명회 수용 등 4자회담의 돌파구가 마련될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강릉 무장공비사건에 따라 예상되는 한미일의 강경책에 대한 북한측의 반응이 주목된다.<장인철 기자>장인철>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