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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경 25㎞ 봉쇄망 탈출가능성/무장공비 침투­잔당들 어디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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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경 25㎞ 봉쇄망 탈출가능성/무장공비 침투­잔당들 어디 있을까

입력
1996.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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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발표 「얼룩무늬 옷」 못찾아/추적 벗어나 빈집 은신 할수도군의 대대적인 수색작전에도 불구하고 발견되지 않은 무장공비들은 지금 어디에 있을까.

군은 일단 이들이 강동면 일대 반경 25㎞내 봉쇄망을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고 있다. 군은 이같은 판단의 근거로 18일 이후 공비들의 사살 및 생포 지점이 모두 봉쇄망 안쪽이라는 점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군사전문가는 물론 군 내부에서조차 이들중 상당수가 봉쇄망을 빠져나갔을지도 모른다는 견해가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이들은 행방을 알 수 없는 공비 7명 가운데 공작원 3명과 안내원 2명 등 5명이 「얼룩무늬 군복」을 입고 있다는 군 당국의 발표에 주목하고 있다. 지금까지 사살 또는 생포된 19명은 모두 청바지 운동화 등을 착용하고 있었고 군 헬기가 20일 발견한 2명도 런닝셔츠 차림인 것으로 전해졌다. 18일 잠수함 좌초 이후 단 한차례도 얼룩무늬 군복을 입은 공비는 목격되지 않았다. 따라서 적어도 7명 가운데 5명은 군의 1차 봉쇄망 내에 없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이다.

군당국이 20일 공개한 이광수의 진술로도 공비 3∼5명이 봉쇄망 밖에 있을 수 있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진술에 따르면 18일 잠수함 좌초 직후 새벽 1시30분 공작원 3명이 달아났고 이어 이광수와 안내원 2명 등 3명이 대열을 이탈했다. 군수색이 시작되고 봉쇄망의 전열이 갖춰진 시간을 감안할 때 이들은 4∼5시간 정도 여유를 가지고 봉쇄예상지역을 탈출할 수 있었다는 얘기가 성립한다.

산악에서 일반인은 시간당 5㎞정도를 걸을 수 있으나 산악지역 특수훈련을 받은 최정예 군인들은 평균 10㎞를 주파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공작원 3명과 안내원 2명은 여유있게 봉쇄망을 벗어날 수 있다는 결론도 가능하다. 공비 가운데 일부가 일단 봉쇄망을 벗어났다고 가정할 경우 휴전선을 뚫거나 동해를 통해 월북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평소 2-3중의 경비가 이뤄지는 곳이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은 태백산맥을 타고 남하해 산속 어딘가 비밀아지트(비트)를 구축해 숨어있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은 낮에 비트 속에 있다가 밤이 되면 마을로 내려와 민가 밭 과수원 등에서 먹을 것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봉쇄망 외곽은 수색활동이 활발하지 않다는 점을 고려할 때 산속의 빈 집에 숨어 있을 가능성도 있다. 좀 더 대담하다면 사람이 사는 외딴집에 들어가 가족들을 위협하면서 잠자리와 음식을 동시에 해결할 수도 있다.

또 민가에서 옷을 빼앗거나 훔쳐 입은뒤 인근 도시로 내려갔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경우 공비들은 낚시꾼 등으로 위장해 은신하다가 배를 빌리거나 훔쳐 북으로 도주하려고 할 것이다. 더욱이 15일부터 이들을 안내해온 국내 고정간첩과 접선된다면 국내에서 장기간 은신하다 적당한 루트를 찾아 월북할 수도 있다.<강릉=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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