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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가을은 한국미술 풍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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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의 가을은 한국미술 풍년

입력
1996.09.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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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AC 「한국의 해」 행사·잡지선 「한국특집」/최종태·황영성 등 개인전도 10여건 열려/“내년 시장개방 노린 사전포석” 분석도세계미술의 메카 프랑스 파리화단의 가을이 한국미술로 풍성해진다. 10월2∼7일 파리국제미술견본시장(FIAC·Foire International d’Art Contemporian)이 「한국의 해」로 치러지며 이 행사를 전후해 파리 곳곳에서 한국작가의 전시회가 열린다. 또 FIAC기간에 맞춰 국제적 미술전문지 「아트 프레스」 등이 한국특집을 마련, 우리 미술을 체계적으로 소개하는 등 파리화단에 한국미술 열풍이 불어닥칠 전망이다.

파리 에펠탑 옆 브랑리 가설전시장에서 6일간 개최되는 FIAC는 세계 20개국 120여개의 화랑이 참여하는 대규모 미술견본시장. 84년부터 참가해온 한국은 동양권에서는 처음으로 정해진 「한국의 해」를 한국미술의 세계화를 위한 계기로 활용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 우선 가장 좋은 위치에 부스를 배정받은 한국은 국내 15개 화랑에서 36명의 작가가 직접 작품판매에 나선다. 지난 1월 화랑협회 주도로 발족된 행사준비위원회는 한국작가와 미술을 소개하는 도록 3,000권을 영어와 불어로 펴내 파리의 각 화랑과 미술관, 도서관 등에 보내고 본격적인 홍보작업에 들어갔다.

FIAC를 전후해 열리는 전시는 최종태(10월1∼26일 가나보부르) 황영성(10월3일∼12월15일 팔레 데 콩쿠르) 원로서양화가 김병기(10월2∼19일 베나무) 김훈(27일∼10월14일 게네고) 김창희(10월9일까지 기테) 최병훈(10월17일까지 다운타운) 개인전과 유희영 심문섭 하동철씨 등의 6인전(10월16일까지 드니즈 르네)을 비롯해 모두 10여건에 이른다. 한국화단을 대표할 만한 작가인 이들은 세계화단 진출을 목표로 대표작을 내놓는다.

90년대 들어 그리스 스위스 미국 등 해외활동에 전념해온 중진조각가 최종태씨(63·서울대 교수)는 「형상」 「여인좌상」 등 근작 20여점과 파스텔화 15점을 발표한다. 인체형상에서 얼굴의 비중이 커지는 대신 기법의 단순화를 통해 경건하고 엄숙한 분위기를 더해주는 작품들이다. 서양화가 황영성씨(54·조선대 교수)는 퐁피두 전 대통령의 부인이 지원하는 팔레 데 콩쿠르에서 두번째 개인전을 갖는다. 프랑스에서 활동하면서 지난 4월 가나화랑에서 개인전을 열었던 원로서양화가 김 훈씨(72)는 율동감있는 색조의 향연을 보여주는 15점을 전시하며, 공예가 최병훈씨(44·홍익대 교수)는 조선전통가구의 이미지를 담은 작품 17점으로 첫번째 해외개인전을 꾸민다.

프랑스가 유례없이 한국미술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내년 개방되는 한국시장진출을 위한 사전 포석이라는 것이 국내 미술계의 분석이다. 최근들어 한국의 기업미술관과 개인수집가들이 작품구입을 위해 파리로 몰려들자 현지 화랑가에서는 불황타개의 돌파구로 한국시장을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FIAC문화사업담당 커미셔너로 활동했던 김영호 중앙대 교수는 파리화단 진출에 대해 『시장개방에 대비, 선진국화랑과 세계적 작가와의 접촉을 통해 국제경쟁력을 키우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FIAC 참가 화랑(작가)

가나(전수천 고영훈) 현대(서세옥 박상숙 심문섭) 국제(조덕현 육근병) 노(이두식 이형우) 동산방(서정태 엄태정) 박여숙(이강소) 샘터(하종현 손동진) 선(최만인 김병종) 예(김원숙 황영성 정일) 조선(정건모 이규선 함섭 최기원) 조현(박서보) 진(하동철 하종현 정관모 차우희 김이산) 표(양주혜 곽훈 조성묵) 한선(이일호) 갤러리 드 서울(변종하 강명희, 마타)<최진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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