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중심에 위치… 반경 1,200㎞/지자기와 상호작용 일으켜 “회전”「세계에서 가장 큰 모터는 무엇일까」 미 컬럼비아대 지진학자인 폴 리처드 박사팀은 지구 중심의 반경 1,200㎞에 이르는 내핵이 지자기와 상호작용을 일으켜 마치 거대한 모터처럼 회전한다는 증거를 찾아냈다고 미 과학지 포퓰러 사이언스 최근호가 전했다. 일부 과학자들이 내핵이 회전한다는 가설을 주장한 적은 있지만 내핵이 지자기와 상호작용을 일으켜 회전하는 직접적인 증거가 발견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지구는 크게 바깥쪽부터 지각과 맨틀(중간층) 핵 등 3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내핵은 지구 중심에서 반경 3,500㎞까지 퍼져 있는 핵의 한가운데에 있는 고체상태의 결정층이다. 철 니켈 등이 액체상태로 존재하는 핵과 달리 300만기압의 압력과 수천도의 열을 받아 고체상태로 돼 있다.
연구팀은 남극 근처의 섬 사우스샌드위치에서 67∼95년 발생한 38건의 지진파를 지구반대편 알래스카의 지진관측소에서 탐지, 분석한 결과 지진파의 도달시간이 수시로 변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지진파는 지구중심에 있는 내핵을 경유할 때 가장 빨리 지구 반대편으로 도달하는데 내핵이 회전함에 따라 최단경로가 변해 지진파의 도달시간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관측자료를 컴퓨터로 분석한 결과 90년대 발생한 지진의 지진파가 60년대의 지진파보다 0.3초 빨리 관측소에 도달했다.
연구팀은 또 내핵이 한번 회전하는데 약 400년이 걸린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지구가 생성된 이래 끊임없이 지속된 대륙의 움직임보다 약 10만배가 빠른 것이다. 연구팀은 내핵이 회전하는 것은 철 니켈 등 금속성 원자가 결정상태로 존재하는 내핵에서 전류가 발생, 지구표면에 존재하는 지자기와 상호작용을 일으키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했다. 과학자들은 이번 발견이 35억년전부터 지구에 크고 작은 영향을 준 지자기의 생성메커니즘과 내핵의 회전에 따른 지자기의 변화 등을 밝혀내는 중요한 단서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홍덕기 기자>홍덕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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